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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공장 Oct 08. 2023

바로 어제 조급함을 버렸다 했건만

#26 하나를 완벽하게 하자가 아니다. 최대한 많이 연습하는 것이다.

(**횡설수설 주의: 오늘은 더 피곤하고 당장 내일 더 일찍 일어나야 해서 더 횡설수설합니다.)


어제 막상 거의 처음으로 따뜻하고 빠른 메일 답장을 받다 보니, 이걸로 다 했다, 라는 게 있었다. 동시에 이벤트를 위한 날짜를 조율하다보니 이제 내가 있을 날짜가 2.5주, 약 2주 남짓 남았다는 사실에 놀라서 이제는 이벤트를 넣을 시간이 없겠거니, 아무도 이벤트를 열어주지 않을 거야, 이제 리스트업하고 메일 보내는 게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게 있었다.  


어제 분명 조급함을 내려버리니 다 잘 된다, 라고 마치 다 이룬 사람인양 브런치에 적었는데 사실 그 이면에 조급함을 느껴 이제 할 게 없겠다라고 생각하는 내가 있었다. 어제 조급함을 내려놓으니 다 된다고 깨달은 양 적었는데 바로 기본값으로 돌아가는 걸 경험했다. (브런치와 여기에 적으면서도 내가 다른 사람들한테 잘 된 것만 이야기 하고 싶었구나, 잘 못하는 걸 안 보여주고 싶구나를 계속 깨닫게 된다. 더 인지하고 잘 보이기와 잘 못 보이는 걸 피하는 걸 계속 내려놓고 솔직하게 표현하자.) 


나는 이벤트 하나를 성공적으로 하는 게 목표가 아니다. 많이 하는 게 목표다. 그러려면 하루라도 빨리 잡아서 해야 한다. 어제는 내가 가능한 모든 시간을 나눴다. 이유는 그곳과 꼭 하고 싶어서였고 놓치고 싶지 않았고 맞춰서라도 하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상대에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걸 주면서 오히려 시간이 지연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나는 절대적인 시간이 없다. 시간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의사결정에 낭비되는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날 되시나요? 안되면 말씀해주세요.' 라며 이제부터는 내가 가능한 가장 빠른 시간을 상대방에게 알려주자. 


생각해보면 NU gathering을 일주일 만에 잡게 된 건 내가 전체 일정 중에서 이번 주말 밖에 안되서 이번 주말 일정만 나눴고 그러자 된다 혹은 안된다, 의 위치에서 상대가 말을 할 수 있게 자리를 만들었다. 비교할 게 없으니 결정이 간단해지고 그 결과 진행 속도가 무지하게 빨랐다.


이하 모먼트였다. 아, 이거구나! 내가 결정하고 많은 옵션을 상대가 선택할 수 있게 주는 게 아니라, 의사결정 시간을 빠르게 할 수 있게 해줘야되는구나.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나는 이벤트 하나를 성공적으로 하는 게 목표가 아니다. 많이 하는 게 목표다. 다음부터는 가장 빠르게 가능한 날짜를 이야기 해주자. 


메일을 보내는 것도, 이번엔 그나마 전과 비교하자면 엄청 빨라졌지만, 사실 더 빨리 답장할 수도 있었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답장 오면 이제는 빨리 답장하는 것. 이미 가진 걸로 그대로 보내주자. 최대한 빨리 적은 노력으로 할 수 있는 건 이미 짜여있는 걸 그대로 보내주자. 시간을 1시간 혹은 1시간 30분으로 정한 다음에도 얼마든지 시간이 더 필요하면 줌을 열 수도 있고 카페로 이동해서 이야기 하자, 이 중 누군가의 집으로 이동하자, 등으로 제안할 수도 있다. 


친구들과의 연락에도 미팅/업무 등으로 답장을 미루고 있었는데 차라리 지금 빨리 답장해서 연락 못한다고 하고 한국가면 한다고, 현재 상황을 빠르게 말하는 게 더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나중에 나중에 하면, 이미 그 인연은 끊겼을 수도 있다. 그냥 지금 바쁘니까 며칠 뒤에 혹은 한국 가서 얘기한다고 전하자. 빠르고 간단한 소통이 필요하다! 


이제 시작이라고 했는데 왜 이제 시작인지에 관한 의문점이 생겼다. 이제 메일을 보내고 내가 먼저 상대에게 제안하는 것들을 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보면 이제 내 인생에서 이 영역을 알게 된 시작이지만(인생에서도, 한국 가서도 적용 시킬 수 있다.), 또 영국에서 이 프로젝트를 할 시간이 없지 않나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새로운 무엇이 일어나기에 시간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결과만 보고 달려왔던 내 관점을 발견했다. 내 기본 관점에서는 결과, 즉 그럴듯한 북 콘서트를 하게 됐으니 이제 그만해도 된다.

 

반대로 영국에 왔던 그간을 돌아보면서 시간이 많이 남아서 못한다, 친구를 봐야 해서 못한다, 여유로워서 못한다, 마치 못하는 이유만 찾아다닌 것처럼 살았다. 이제는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아서 못한다니… 진짜 미친듯이 못할 이유만 찾아다녔다. 이것도 결과값만 봐서 그런 거라고 했다. 

하나를 짠하고 잘하기 vs 1000군데 이메일


나의 이번 목표는 천 군데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 인생은 결과값만 보고 달렸다. 어떤 결과가 났는지, 얼마나 큰 결과가 났는지 등등. 이번에는 과정에서 모든 걸 쏟아붓자. 마치 수능 보는 수험생처럼 마지막 비행기 타는 순간까지 이 루틴을 지켜서 1000군데 이메일 보내고 매일 에세이를 적어서 가자.


사실 마지막 주에는 일정에 리스트업과 메일 보내는 시간을 넣지 않았는데, 바로 달력에 넣기로 했다.


마지막까지 퐈이팅 넘치게 연락을 돌리고 일정을 잡으려다보니 지나갔던 곳의 아이디어가 생각나기 시작했다. 관심없다는 유튜버들에게는 (1) 관심 있을 사람을 아는지, (2) 에세이에 사람들을 인터뷰 한 걸 싣고 있다. 널 인터뷰하고 너에 관한 이야기를 적어도 될까? 라고 보내고, 그냥 안된다고 왔던 곳에는 이유나 알자, 알려줘,라고 보냈고 적어도 한 달이 필요해서 안된다는 곳에는 줌으로 해보자며 당차게 제안했고 고려하겠다는 BBC 답장에도 당찬 메일을 보냈다. 


 답장 하느랴 오늘은 11군데 밖에 새로운 메일을 보내지 못했다. 내일부터는 메일 답장 보내는 시간을 추가할 것, 총 7시간 루틴:

(내일 제외)

12~2시 리스트업

2~230 메일 답장

230~330 새 메일 보내기

930~10 업데이트

10~1 하루의 기록, 브런치 작성


오늘은 총 103개의 구립 도서관과 1개의 대학 도서관 1개를 리스트업 했다. (총 471개 리스트업 완료) 이로써 런던의 총 32개의 자치구 소속 도서관을 리스트업을 끝냈다. 내일은 29개 대학교 도서관 리스트업을 해서 500군데를 채우고 북클럽 연락 리스트업 500개 시작하겠다! 





추가 사항:


어제의 글을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즉, 나의 성공 스토리만 공유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잘못 보이는 걸 피하려고 하지는 않았는가. 너무 기본값으로 잘보이려고, 잘못 보이지 않으려고 한다. 있는 그대로 있지 않은 그대로 느끼고 적겠다.


어제 하루종일 집에서 작업/미팅만 해서 오늘은 약속 전에 카페라도 가야지, 근데 약속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는데, 그냥 집에서 할까, 고민하는 걸 보고 그냥 씻고 가방 메고 나왔다. 막상 나오니까 좋았다. 다시 여름으로 돌아간 날씨.


뭐가 문제인지 피부는 올라오고 입가는 다 텃고 발목은 아프고 일어나서부터 하루 종일 피곤했지만, 오늘도 잘 살았다.




엑셀과 숫자를 사랑하는 소설가로

유럽, 라틴 아메리카, 아시아 등지에서 살았습니다.

코로나로 4년정도 국제여행을 하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친구들 보러 여행 왔다가

책을 내고 

외국에서 책 이벤트까지 하게 된 여정을 담았습니다.


워낙 매일 영화같은 일들이 계속 벌어지는 일상이라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떤 사람들을 만날지 무지 기대됩니다.


총 6주 동안 여행하고 있고

오늘은 26일째입니다.

남은 2주+의 여행동안

매일 글을 올릴 예정입니다. (**올라오지 않으면 독촉 부탁합니다)
 

정제되지 않은, 여행지에서 바로 전하는 진행형 글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생생한 스토리를 사진과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hyunju_writer


해외에서 이벤트를 준비하는 책이 궁금하다면: 

The Words Factory (영문 버전) 혹은 글공장(한글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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