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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공장 Oct 10. 2023

제 책 행사에 샴페인이 있는 리셉션이 있을 거라고요?

#27 문은 두드리면 열린다

시간을 버는 게 제일 중요하다. 시간을 벌려면 빠른 소통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머리로는 알지만 아직 전화를 하기 전에는 시간이 걸린다. 생각이 많다. 고민을 한다. 


나갈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나갔다. 오늘은 좀 일찍 하루를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늦게 12시 맞춰서 나갔다는 데 놀랐다. 아니, 시간이 다 어디 간거야?  


유모차를 끈 아버지들을 4 명이나 보았다. 이상하면 안되는 건데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옛 교회에 지어진 커뮤니티 카페에서 작업을 했다. 컵이 아닌 플라스틱에 줘서 놀랐다. 


페스티벌 리스팅을 하면서 느끼는 건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내가 있는 지금 이 곳에서 그곳이 한국이라면 한국에서, 영국이라면 영국에서 최선을 다하고 최고를 찍으면 된다. 나머지는 자동으로 따라온다. 나는 어디에도 굳이 있을 필요가 없다. 영국에 매달릴 필요도 없다. 지금 쓰고 있는 이 책들을 나만의 방법으로 완성하고 만들어 나가는 것. 닐 게이만처럼 나만의 유머와 세계관을 만들고 하고 싶은 것들을 그냥 하면서 살자. 

미팅을 했는데 어떤 분이 대단한 리더십의 예시로 나를 뽑고 나처럼 되길 바란다고 말해서 놀랐다. 좌충우돌을 마구 하고 있는 걸 아실까 ㅎㅎ 


점점 메일 답장이 많이 오면서 메일 온 걸 보지만 그걸 즉각즉각 확인하지 못하는 내 자신에 실망하는 마음이, 답장을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생겼다. 


답장하기 30초 법칙을 세웠다. 아직 일할 때는 어떻게 먹히는 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친구들한테 답장하기는 넘 좋다. 친구들 연락이 영국/한국 엄청 많이 오는데 예를 들면 오늘 한국 친구 하나가 그룹 카톡에 결혼을 한다고 문자를 보냈다. 뭐라고 뭐라고 카톡 방이 바빠지는 것 같은데 나는 지금 그걸 읽을 시간도 답장할 여유도 없어서 (난독을 경험) 현재 상황을 말하고 11월 달에 답장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말해놓고 나니 그 자체로 마음이 편했다.


한 도서관에서 엘리자베스라는 사서에게 긍정적인 답변이 왔고 흔치 않게 핸드폰 번호도 같이 보내줬다. 전화도, 이메일과 문자처럼 어려운 나는 할까말까를 고민하다가 전화했다. 책을 메일로 보내달라고 하는데 알고 보니 전자책을 말하는 것 같았다. Ebook이 없다고, 책을 그대로 메일로 전달하는 건 조금 조심스럽다고 하니, 혹시 언제 시간 되냐고 물었다. 나는 달력을 보고 당장 오늘 밖에 시간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바로 만나러 갔다.  


난 엘리자베스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로 데스크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에게 엘리자베스를 물어보려고 했는데 (목소리만 듣고는 내가 그린 여성과 다른 모습의 여성이었다) 그녀가 나를 보더니 반갑게 아는 척을 했다. (잠깐 당황) 그리고 물건을 챙겨서 룸을 보여주겠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1800년대에 도서관 용도로 지어진 건물이라고 얘기를 하면서 마침 잘 됐다며 지금 드라마 (5~12살)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하기로는 만약 아이들을 타깃으로 한다면 월요일 드라마 시간 뒤에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드라마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방에 들어가 아이들이 뛰노는 걸 확인하고 바로 옆에 있는 방으로 가 어떤 옵션이 있는 지 보여줬다. 총 3개의 방이 있었는데 하나는 제일 큰 방 (드라마 세션이 일어나고 있던), 다른 하나는 결혼식이 일어날 것 같은 방, 마지막 하나는 엄청 편안해 보이는 방이 있었다. (거기서 하루 종일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싶었다) 


그리고 직원들의 공간으로 가서 회의를 하자며 로비 가장 자리의 계단 및 공간으로 가더니 비밀번호를 누르며 지하로 내려갔다. 마치 오래된 건물의 비밀 통로를 알아낸 것 같아 기뻤다. 내가 도서관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여기 저기 구경하느랴 바쁘다고 하니까 엘리자베스는 자신은 휴가를 가도 결국 다른 도서관을 가본다며 일을 하지 않아도 도서관을 찾는다고 말했다. 나도 그 말에 동의하며 웃었다. 


내려가니 음식 냄새가 나면서 직원들의 공간이 나왔다. 각각 컴퓨터가 한 대씩 있는 아주 깔끔하고 누가 그 자리에 앉든 모를 것 같은 책상이었다. 엘리자베스의 책상만 책으로 가득했다. 


한 책상에 의자를 두 개 갔다 놓고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떤 연령대가 좋겠냐고 물었고 나는 제일 나에게 쉬운 건 성인이라며 지금까지 성인들을 대상으로 워크숍, 세미나 등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대신 최근에 5세 이하의 어린이들 앞에서 책 이벤트를 했는데 아이들이 꼭 내가 책을 읽는 걸 듣지 않는 것 같았는데 (뛰어다니고 먹고 등등) 근데 내가 멈출 때마다 계속 읽어 달라고 소리를 질렀고 나중에 책 내용을 다 기억하는 걸 보고 너무 신기하다고 하니까 아이들이 계속 읽어 달라고 한 것만으로 엄청 기적이라고 했다. 연령대를 어린이로 잡으면 보호자가 동시에 동반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책을 꺼냈고 엘리자베스는 받아 들더니 읽기 시작했다. 엘리자베스가 바로 옆에서 진지하게 책을 읽어서 (예상치 못했다) 나는 회의 진행을 위해 노트북을 열었다가 캘린더만 보고 다시 닫고 하는 등의 행위를 반복했다. 한편으로는 이 공간에, 이 자리에, 현재에 집중하고 싶었다.  


엘리자베스는 진지한 표정으로 혼잣말을 하면서 책을 읽었다. 마치 자신이 책과 대화를 하는 것처럼. 엘리자베스는 속독가면서도 책을 읽으면서 말을 하고 전화를 받을 수 있는 멀티테스커였는데 그러면서도 작은 디테일을 잡고 내가 의도한 것들을 파악해서 신기했다. 찐 애독가로 느껴졌다. 


배명훈 작가를 아냐고 책에 담긴 유머가 배명훈 작가의 유머와 비슷하다고 말했고 거의 다 읽고서는 Walking practice를 언급하며 그 책의 문장과 비슷한 스타일의 문장들이 느껴진다고 했다. (Dear Reader하고 독자들과 이야기를 하며 책에 초대를 하는 부분) 특히 배명훈 작가의 타워에서 배우인 강아지가 나오고 나중에  그 강아지를 인터뷰 하는 게 내 책에서 토끼를 인터뷰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두 작가의 두 책 모두 읽어본 적 없으나 한국에 돌아가면 찾아봐야겠다. (이번 여행에서 의외로 한국 책 추천을 많이 받았다. 한국 영화도. ‘인연’이 현재 런던에서 상영 중인지 4명 이상의 친구들이 봤거나 보려고 한다거나 하면서 나한테 언급했다.) 


처음이었다. 나와 연결되지 않은 누군가가 즉 완전 모르는 이방인이 내 책을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읽으면서 바로바로 낄낄거리고 이해하고 책장을 넘기는 걸 보는 것이. 아마 많은 작가들이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귀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신기했다. 아직도 난 에디터 분들이, 몇몇 출판사에서, 내 친구들이, 내 친구의 친구들 혹은 가족들이 내 원고가 재밌다고, 술술 읽힌다고 할 때마다 믿기지가 않는다. 물론 그만큼 퇴고도 많이 하고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쏟고 있지만, 그것과 별개로 이런 피드백을 받는 게 정말 이상하다. 어색하기도 하고. 


엘리자베스가 읽으면서 이건 어린이가 아닌데, 했다. 이 안에 담긴 젠더 이슈, 사회적 메시지까지 읽으려면 영어덜트 YA는 되어야 한다고 YA를 추천했다. 내가 사실은 이 글 자체는 어른들을 대상으로 썼다, 근데 짧기도 하고 귀여운 캐릭터가 많아서 일단 9~12세로 잡았다, 하니까 이건 충분히 성인 책으로 분류되어도 될 거라고, literary fiction 장르를 추천했다. (판타지로 들어가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라고 물었을 때 literary fiction 장르를 추천해줬다.)  


원래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려고 했다가 엘리자베스가 읽어보더니 어른이 더 좋을 것 같다고, 결과적으로 어른을 대상으로 하기로 했다. 덧붙여서 16세 이상인 YA도 추가해도 괜찮다고. 16세 이상이면 보호자의 동의가 없어도 올 수 있다고 했다. 


캘린더를 꺼내더니 가능한 날짜를 읊었다. 이벤트를 밖에 알리는 데는 적어도 일주일은 필요하다며 다음주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주 화요일, 수요일, 금요일. 행사 자체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겠다고 했다. 자기가 운영하는 세 군데의 북 클럽, 모든 소셜미디어, 웨스트민스터 작가 그룹, 웨스트민스터 풀에 올려서 최대한 사람들이 도서관에 오게 만들겠다고 했다. 오게만 하면 된다면서. 수요일에는 다른 곳과 행사를 할 것 같고 화요일은 친구 칼리스타 네 집에서 모임이 있고 (순간 이걸 그냥 하나로 합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금요일은 5개의 대학교 교수/연구원들이 만나는 IFSTAL Launch event가 있는데 고민하다가 금요일로 결정했다. (한편으로 그 곳에 가기 싫은 마음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또 왜?? 설마 내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아서 혹은 내 분야를 도망가는 걸까? 왜왜왜???) 


어떤 방에서 할 거냐고 물었고 일단은 1층 전체를 나의 행사로 예약 해주겠다고 했다. 끝나고 음식과 마실 것을 하는 건 어떻겠냐고 물었고 내가 눈을 크게 뜨며, 헐, 좋아, 그게 돼? 하니까, 그러기로 했다. 결혼하는 것 같은 룸에서 세션을 하고 큰 룸으로 가서 리셉션을 갖기로 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6~8시로 정했는데 6~9시로 할까? 하다가, 9시는 우리 둘만 알자며 8시로 공지하고 9시에 나간다고 우리 둘만 알기로 했다. 원래는 직원들이 너무 많이 일하지 않기 위해 8시 이전에 모든 행사가 끝나려고 하는데 자신이 담당이고 그 날은 자신이 근무하는 날이라 괜찮다고 했다. 마침 다음 날 쉬는 날이라고 늦게까지 자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동료 사서가 끼어들어 이벤트가 언제냐고 물었다. 다음주 금요일이라고 하자, 물어본 동료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이벤트를 여는데 6주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가 미안, 내 탓이야, 했고 엘리자베스는 그때는 내가 이 곳에 없을 거라면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료는 적어도 6주는 있어야 충분히 홍보를 한다고 했는데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어떻게 홍보할지를 공유하면서 최대한 많이 도서관 건물에 들어오게 하는 게 우선 순위라고 했다. 시스템이 바뀌어서 예전에는 개별 도서관이 직접 홍보글을 올릴 수 있었는데 지금은 웨스트민스터 자치구에 보내서 거기서 한꺼번에 하느랴고 느리다며 그들의 동료 알렉산드라가 그들에게 값을 게 있다면서 이야기했다. 


나중에 이 동료가 내년에 다시 오라고, 그때는 6주 전에 미리 알려주면 잘 준비 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래야 홍보하고 사람들을 모으는데 충분한 시간을 쓸 수 있다고 했다. (very sweet!) 결국 그게 다 나를 위한 얘기였다.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책 구매와 책장 선택도 자신이 한다고 웨스트민스터에서 자기가 제일 아시아와 한국 책이 많을 거라면서 내가 구매를 요청할 때마다 구매 해주는 사람이 반대하거나 또 주문하냐고 지적한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우리가 너에게 돈을 지급하길 바라냐 라고 물었다. 그러자 나는 2초 정도 엘리자베스 눈을 쳐다 본 뒤 아니라고 했다. 그러자 it’s a huge relief라며 그럼 행사를 무료로 할 수 있어 더 많은 사람이 오겠다고 했다. 진짜 다행인 것처럼 하면서 엄청 기뻐하는 게 보였다. 나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샴페인, 리셉션이 제공되는데- (이건 내가 해줄 수 있다) 했다.  


나는 요구 사항이 있다며 아래를 말했고

1.    방문객들에게 필기도구를 가져오라고 공지해달라

2.    방문객들이 필기도구를 가져오지 않았을 때를 대비하여 펜과 종이를 도서관 측에서 준비를 해달라

3.    플립 차트와 포스트잇을 준비 해달라

4.    당일 날 사진과 비디오를 찍어 달라

5.    며칠 전에 무언가를 보내줄 테니 프린트를 해달라 


엘리자베스는 메모에 적고 동시에 핸드폰에 노트를 했다.


나는 왜 포스트잇과 보드가 필요한 지 설명했다. 큰 룸에 있는 한쪽 벽을 사용하기로 했다. 비디오와 사진의 경우 찍는 직원이 있는데 그날 그 직원이 7시까지 근무라면서 그때까지 사진과 비디오를 찍겠다고 했다. 사실 알렉산드라라는 직원이 사진도 찍어야 하는데 시킨 걸 거의 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긴 Asian women translated book 전문이라면서?/ 북클럽을 오프라인 2개, 온라인 1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줍게 내가 북클럽에서 이 책을 읽을 생각이 있냐고 물었고 I don’t mind하면서 혹시 책을 줄 수 있냐고 하면서 추가로 몇 권 구매하겠다고 했다. (이미 아마존으로 구매) 


한글판 글공장도 보여줬다. 펴서 보더니 감탄했다. 일요일 행사에 아드난도 그런 것처럼 엘리자베스도 한글판을 보며 이게 더 멋지다고 했다. (언어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종이와 글자 색이 달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 아마존으로 글공장을 구매할 수 있냐고 물었다.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구매 할 수 있냐고 물었고 내가 그 날 새 걸로 줄 게, 라는 식으로 말했는데 전혀 문제 없다, 라는 식으로 말하다가 지금 기억하면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어느새 책을 주게 됐다. (총 6권의 한국어판을 가져왔고 누군가를 주려고 가져왔으니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게 엘리자베스가 될 줄은 몰랐지만.) 아, 왠진 모르겠지만 엘리자베스는 한글을 떠듬떠듬 읽을 수 있더라. 그녀와 별개로 전체적으로 영국/런던에 한류가 느껴지긴 한다. (문학부터 영화, 음식까지)  


마지막에 책 두 권을 들고 어린이 책 세션에서 그녀의 사진과 나와 찍은 셀피를 찍고 나오는데 그녀가 사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사실 자신이 작가 섭외해서 책 행사를 진행했어야 했는데 막막해 하고 있었다고. 근데 내 이메일을 봤고 바로 전화가 됐고 오늘 만나서 행사의 진행까지 다 결정했다고, 이건 우주가 보내준 것 같다고 했다. (그녀는 내가 그녀를 만나기 위해 얼마나 메일을 보내고 거절 메일을 받았는지 모를 것이다 ㅎㅎ)



헤어지고 나와서 지금까지 있었던 걸 녹음하고 지금 이 순간을 까먹고 싶지 않았고 나누고 싶어서 동영상으로도 찍었다. 과거에는 나를 드러내고 싶지 않았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진짜 많이 성장하고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 지금은 이 엉성한 날것 그대로의 비디오를 그냥 올렸으니까.


얼마나 excited 됐던지 지하철을 반대방향을 타고 이동했다. 단 3정거장이면 돌아갈 수 있었는데 두 정거장이나 반대로 가서야 알아서 (예전 일했던 정거장이 나와서 응? 하고 그제야 지하철 노선을 올려다봤다.) 조금 더 걸렸다. 


살아 있는 것 같다. 지금 순간 하나하나를 기록하고 싶다. 근데 저녁을 먹으니 또 나만의 생각하는 시간을 방해받는 것 같아서 불편했다. 하지만, 친구 젠과의 저녁 식사도 내가 결정했고 내가 지금 가겠다고 한 것도 내가 정했다. 다른 친구들에게 했던 것처럼 내 현재 상황을 미리 얘기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나는 9시 이후에는 글을 쓰기 시작해야 한다고. 내 마음을 모두 솔직하게 표현해서 글을 썼다.


Just let you know I will be unsociable from 9 for writing. 

I will be fully present for the dinner time we have. I love you so so so much. 

I just say this otherwise I won’t have enough sleep and feel guilty of not much spending time with you, not doing what I need to do, or not taking care of myself enough. 


굳이 다시 언급하지 않아도 젠도 이해했다. 다만 문제는 다시 나였다. 


젠과의 이야기를 중간에 끊진 못했다. 8시부터 알람이 수십번 울렸지만 그때마다 그냥 껐고 중간에 시간을 보니 9시 28분이었고 문제는 나였다. 내가 확고하게 내가 말한 것들을 이행했다면 젠도 계속 삶을 나누려고 하지 않고 내가 말한 걸 존중 했을 것이다. 내가 계속 내 말을 지키지 않는 존재로 있다보니 젠도 그냥 내가 그러려나보다 하고 말을 하고 그랬다. 


그나저나 젠이 만든 닭고기 레드 커리는 진짜 맛있었다. 닭고기를 기름에 로스팅 시킨 후 피망/파프리카와 shallots을 소스와 물을 넣고 볶은 것에 넣어 밥이랑 먹었는데 정말 사랑이다. 그녀가 좋은 상태라서 너무 행복하고 커리어에서도 많은 가능성이 있어서 기뻤다.  


Goodreads에 책 등록 신청을 했고 아마존 작가 프로필 신청을 했다. 앞으로 책을 보면 내 얼굴과 프로필도 같이 나올 것이다. Goodreads 에 책이 등록되면 프로필도 바로 신청을 할 예정이다. 



생각:


+‘우주가 도왔다’라는 표현을 했는데, 실제 확률로 보면 거절 메일을 받을 확률만큼이나 이 사람을 만날 확률도 있었다. 거절에 대해서는 우주가 도왔다고 하지 않았는데 왜 성공을 할 때만 우주가 도왔다고 하느냐. 이 부분도 실패/성공 결과를 보고 생각하는 걸 수도. 그래서 했냐 안 했냐? —>를 보고 평가하자

기적처럼 느껴지지 않아. 본인이 만들어 내니까. 모든 걸 기적으로 치부하기에는 본인이 많이 애를 썼어. 아무 결과값이 없는 상태에서 행동 했어. 비행기를 타고. 절대 안 하던 행동을 할 때 기적이야.


+결과가 나오니까 기적이고 아니니까 기적이 아냐. 결국은 내가 만들어 낸 거야. —> 결과는 쏟아져 나와. 


+즉, 예측 가능했던 결과지만 놀라운 건 사실이야. 


+나의 노력을 엄청 인정해주기. 


+지난날의 액션에 비하면 엄청 잘하고 있지. 인지는 “내가 잘하고 있어. 이미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어.”로 가기. 물리적으로 딱 지키지 않았다는 것에서 날 작게 보지 말고 지난 날의 액션만 보고 평가하자. 그런 의미에서 스케줄을 지키지 않았어도 지켰어. 


+친구 만나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박물관 가기, 공원가기 등등 한꺼번에 다 할 수는 없다.


+Note: 오늘 시작한 메일 답장 보내는 30초 법칙은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 —> 지킬 구조를 짜기 —> 어떻게? (일단은 내일 생각하자!) 





지금은 새벽 2시 46분이고 방금 꼿꼿하게 앉은 채로 졸았다. 꿈을 꿨다. 그게 뭐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옆에서 고양이가 누가 채 가도 모를 정도로 편안한 자세로 잤다. 한 번도 고양이가 저렇게 푹 자는 걸 본 적 없어서 신기했다. 나도 저 고양이가 되고 싶다. 소파에 널브러진 고양이가 부럽다. 






정정, 새벽 3시 45분이다…. 내 파트너가 말하기로는 지금 한국와서 새벽형 인간이 되기 위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냐고.. 난 진짜 아침형이다. 8시부터 졸리니 말 다했다. 다만 이 글을 매일 완성하기 위해 그리고 중간중간 다음날 일정 arrange.. 여하튼!! 진짜 자자!!!




엑셀과 숫자를 사랑하는 소설가로

유럽, 라틴 아메리카, 아시아 등지에서 살았습니다.

코로나로 4년정도 국제여행을 하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친구들 보러 여행 왔다가

책을 내고 

외국에서 책 이벤트까지 하게 된 여정을 담았습니다.


워낙 매일 영화같은 일들이 계속 벌어지는 일상이라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떤 사람들을 만날지 무지 기대됩니다.


총 6주 동안 여행하고 있고

오늘은 28일째입니다.

남은 2주+의 여행동안

매일 글을 올릴 예정입니다. (**올라오지 않으면 독촉 부탁합니다)
 

정제되지 않은, 여행지에서 바로 전하는 진행형 글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생생한 스토리를 사진과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hyunju_writer


해외에서 이벤트를 준비하는 책이 궁금하다면: 

The Words Factory (영문 버전) 혹은 글공장(한글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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