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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 HR Jul 23. 2024

경로를 이탈해 재검색합니다!

중간점검 : 어떤 일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도중에 확인함

 "○○맵 추천경로로 안내를 시작합니다.", "전방 300m 앞, 좌회전입니다.", "경로를 이탈하여 재검색합니다."와 같은 안내 음성은 내비게이션을 켜고 운전하는 모든 이가 익숙하게 듣는 멘트일 것이다. 매일 출퇴근하는 길은 굳이 내비게이션을 켜지 않고서도 '어떻게 가야 하는지? 길이 막혔을 때 빠르게 갈 수 있는 대체경로는 어디인지? 과속단속 카메라는 어디 있는지?' 등을 머리로 생각하지 않아도 몸이 자동적으로 반응하여,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곤 한다. 하지만 초행길을 가야 하는 경우라면 목적지를 내비게이션에 정확하게 입력하고, 안내해 주는 방향과 속도에 맞춰 운전대를 잡을 것이 자명하다(약간의 긴장감은 덤이랄까?).


 내비게이션의 이점은 다양하다. 내가 가야 할 목적지가 분명하고 변함이 없다면, 실시간 교통상황을 분석해 덜 막히는 길을 안내한다. 길을 잘못 들어서면 새로운 경로를 제시해 준다. 익숙하지 않은 길에서 발생하는 거리 감각 부족이나 긴장감으로 인한 실수에도 친절히 새로운 길을 안내해 준다. 단지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이 조금 늘어날 뿐이다. 또한 과속단속 카메라의 위치도 파악해 정속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 리스크(?)도 경감할 수 있다.


 성과관리 과정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연초에 수립한 목표와 계획을 바탕으로 조직과 개인이 가야 할 목적지와 방향이 명확하다면, 중간에 잠시 우회하거나 길을 잘못 들어서더라도 결국 목적지에 도착한다. 이런 관점을 견지해 본다면, 목표를 향해 내가 현재 잘 가고 있는지 혹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거나 속도는 알맞게 가고 있는지 등을 알려주는 일종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바로 리더의 상시적인 업무점검과 피드백으로 등치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ChatGPT 4o


 가끔 많은 구성원들이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 부족하거나 개선해야 할 것은 없는지?"와 같은 상념에 잠기고는 한다. 이때 리더가 업무 진행과정을 함께 점검하며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남은 거리(목표)를 계산해 고속도로에 진입할지 혹은 빠른 지방국도를 탈지 등에 대해 조언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리더의 적절한 개입과 점검과정이 부재하여 예상치 못한 목적지로 가는 경우, 결국 연말에 상호 간 원하지 않은 결과물과 마주하게 될 것이고 피드백 면담 시에도 서로 얼굴을 붉힐 것이 뻔하다. 어쩌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리더라는 내비게이션이 경로를 재탐색하여 올바른 목적지로 안내하는 것은 직책자로서 숙명이자 과업일지도 모른다.


 간혹 리더가 다양한 현안을 직접 처리하는데 급급해 팀원들이 처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적절한 개입과 피드백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머리로는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현실적인 상황과 여건이 뒷받침해주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이 주는 편리함과 이점처럼 리더의 상시 점검과 피드백 효과는 그 효용성이 크기에 쉽게 간과할 수도 없다. 예컨대, 기대 수준 대비 순항하고 있음에 대한 격려와 칭찬은 심리적인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과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을 증진케 하는 반면, 개선이 필요한 점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의견 전달은 망망대해에서 떠 있는 부표처럼 길을 헤매지 않고 정박할 수 있는 항구를 찾게 하는 길잡이가 되어주기도 한다.


 '잠시 돌아가면 어떤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 리더와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확인했다면, 경로를 어떻게 재탐색할지에 대해 상호 논의를 진행했다면 우회(detour)하는 것도 유턴(U turn)하는 것도 문제 될 것이 없다. 해당 과정을 통해 리더와 구성원 간 상호 신뢰감은 제고될 것이며,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제반 노력을 다하는 등 선순환 결과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리더가 직접 운전대를 잡을 필요가 없다. 그저 묵묵히 옆에서 구성원이 정해진 방향과 속도에 맞춰 잘 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상시 점검하며 길을 안내해 주는 내비게이션 역할만 해도 직책자로서 소임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 (물론 운전하는 것을 좋아해 직접 운전대를 잡는 것을 선호하는 리더도 있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 초행길도 익숙하게 매일 다니는 길도 항상 내비게이션을 켠다. 개인적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도 약속시간에 늦게 도착할지 모르는 "불안감"도 제거해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도전적인 업무 과제나 내게 익숙한 혹은 익숙하지 않은 업무라도 리더가 적절히 내비게이션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옛말이 있듯이 결국 내가 목표하던 지점에 다다르는 것에 변함이 없을 것이다. 부디 오늘날 우리 리더가 풍랑과 폭풍을 사전에 예측해 만선(滿船)으로 이끌며 바다를 순항케 하는 훌륭한 조타수, 내비게이션으로 역할을 다해주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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