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한 마리가 오픈런을 불러왔다!

협업(컬래버레이션)의 미학

by Hello HR

'나비 한 마리가 오픈런을 불러왔다'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2025년 10월 31일 아침, 전국 유니클로 매장 앞은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새벽부터 모여든 사람들은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긴 줄을 만들었고, 그 풍경은 마치 놀이동산을 방불케 했습니다. 이들은 왜 졸린 눈을 비비며 매장 앞을 지켰을까요?


바로 보편적 아름다움의 상징 '유니클로(Uniqlo)'와 개성적 미학의 대명사 '니들스(Needles)'가 만나 선보인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손에 넣기 위해서였습니다. 발매와 동시에 온·오프라인이 완판되고, 리셀 사이트에서는 웃돈 거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무엇을 사고 싶었던 걸까요? 실용적인 멋일까요, 아니면 나비 자수에 담긴 따뜻한 감성일까요? 정답은 아마 그 둘의 조화일 것입니다. 유니클로 특유의 기능적 디자인 위에 니들스만의 예술적 결이 더해진, ‘합리적 가격에 소유할 수 있는 창조적 결과물’이라는 매력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이처럼 성격이 전혀 다른 두 브랜드가 만나 새로운 감성을 만들어낸 순간, 협업은 단순한 상품을 넘어 혁신의 언어가 되었습니다. 다름을 이유로 외면하거나, 내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리를 두는 태도로는 결코 이런 파급력을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서로의 철학을 인정하고, 이질적 세계가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화학반응 속에서 비로소 새로운 가능성이 피어납니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만큼 간단하지 않습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지 못해 의도치 않은 갈등이 반복되고, 책임과 역할(R&R)을 기준으로 논의하다 보면 사일로의 벽은 더 두터워집니다. 그 결과 '회색 지대(grey area)'가 생겨,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공백이 남기도 합니다.


또한, 조직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개인의 힘이나 한 팀의 역량만으로 온전한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복잡한 과제일수록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협력이 필수입니다. 특히, 콘텐츠나 창의 산업처럼 다양한 전문성이 맞물려야 결과물이 완성되는 영역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창의적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조직에서조차 경쟁만을 부추기는 시스템과 문화가 강하게 자리 잡을 경우, 새로움과 참신함이 잉태되기 매우 어렵습니다.


결국 협업의 본질은 ‘섞이되, 흐려지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각자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유연하게 어우러질 때, 진정한 시너지가 발현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의도적인 접점 확대와 건강한 갈등을 촉진할 수 있는 구조적 장치와 문화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무대를 설계하는 존재가 바로 '컬래버 큐레이터'로서의 HR입니다.


HR이 조직 내 경계를 허물고, 부서 간 협업이 일상이 되는 문화를 만들어나갈 때, 우리의 일터에서도 또 하나의 '나비 효과'가 시작될 것입니다.


https://www.mt.co.kr/living/2025/11/04/202511031515074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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