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함에 대하여
스타트업 마케터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이라고 하면 무엇일까.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게 되면 해오던 일을 하면서 필연적으로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일들을 해야 한다. 그리고 없는 일을 만들고 그 일이 되게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기본 태도는 유연성이다.
유연성은 마케터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어떤 마케터들은 기존의 기업에서 하던 업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스타트업의 일을 기존 회사의 일처럼 대하기도 한다. 간혹 그 방식이
잘 먹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받아들여지지 못한 채 해당 마케터도 금새 자리를 비우기 일수다.
마케팅의 업무 범위는 모두 알다시피 광범위하다. 제품을 고객에게 소개하고 판매하는 모든 과정이 마케팅이다. 기존 회사에서는 대부분의 비즈니스 모델이 정해져 있다. 고객이 정의되어 있고, 판매 채널 및 조직도 명확하다. 스타트업에서는 비즈니스 모델부터 고민해야 한다. 누가 우리의 제품을 살 고객인지, 그 고객은 왜 우리 제품을 살건지, 그 고객의 접점 채널은 어디인지, 그리도 우리는 그것을 직접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직접 영업까지 할 리소스가 없기 때문에 채널 전략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기도 한다. 따라서 스타트업에서의 마케터의 역할은 범위가 굉장히 넓다. 사업개발, 사업전략부터 3C 4P STP SWOT 같은 마케팅 툴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고 때로는 직접 영업도 하며 매출을 일으켜야 한다.
스타트업의 일은 대부분 이런 식이다. 마케터의 일인가 싶은 일까지도 나를 찾아온다. 판매 채널을 세팅하면서 영업을 직접 해야할 수도 있고, 다양한 협력사들과의 사업 개발도 직접 해야한다.
스타트업에서의 마케팅은 일을 만들어 내는 역할이다. 기존에 하던대로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단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들이지만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장점 또한 같은 맥락에서 온다. 스타트업에서는 마케터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정해야 한다. 그 전에는 지시를 통해 미션을 하달받고 문제 해결을 하는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본질적으로 이 비즈니스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고민부터 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고민의 과정은 마케터로서의 본인을 아주 높은 수준으로 성장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