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를 열 가지로 추려서 글을 쓰지만, 만약 당신에게 단 한 가지만 기억해달라고 해야 한다면,
관계론적인 사고를 하라(=결정론적인 사고를 하지 말라)
결정론적인 사고란, 내가 태어나는 순간 결정된 사항들, 이를테면 성별, 국적, 인종 등등 내가 결정하지 않고 주어진 요소들(결정 요소로 칭하겠다)이 나의 삶을 결정한다라는 사고 방식이다. 이러한 결정론적 사고는 모두가 아는 유대인 학살, 제국주의 등으로 그 부정적인 면을 기록한 것 외에도 우리 일상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자주 더 영향을 미친다.
이 결정 요소들에 영향을 많이 받는 이유는 그게 더 편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눈으로 맞이하는 어떤 결과물들의 원인을, 우리의 성별이나 지역, 국가, 인종 문제로 돌리면 대부분은 그럴듯한 원인이 되며 나의 탓도 아니게 된다. 한 마디로 나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강력한 레퍼런스가 되는 셈이다. 이런 사고 방식이 습관이 되면 나와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배타적이 된다. 내가 속한 공동체는 정답이 되고, 그러지 않은 개체는 틀린 것이 되어버린다.
인문학이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가 결정하지 않은 이런 결정 요소들로 나를 포함한 사람을 평가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결정 요소들에 의해 나의 행복과 인생이 결정되지 않도록, 나의 본질적 요소를 찾아 더 행복하고 나은 삶을, 나다운 삶을 살도록 하는 것에 인문학의 역할이 있다.
그러므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면
'나의 삶은 내가 선택한 행동과 생각들로 이루어진다. 그건 내 앞에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