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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서민서패밀리 May 22. 2017

노르웨이로 가는 출장길

밀폐된 비행기 공간 안에서 드는 여러가지 생각들


이륙한 지 벌써 6시간이 지났다.


발 아래로는 광대한 러시아 대륙이 펼쳐져 있다.

메마른 몽골 대륙을 갓 지난 터다.



비행기 안은 조용하다.


수 백명의 낯선 사람들이 저마다 영문도 모른채 나란히 앉아있다.

좌석 앞 스크린의 밝은 빛 때문인지 대부분 눈을 찌푸리고 있다.



가져온 책을 반 절쯤 읽고 나니 좀 따분해졌다.


영화를 봐야겠다.

무슨 재밌는 영화가 있을까?



이상하게 생긴 리모콘 선을 쭈욱 뺀다.

어두워서 버튼 찾는데도 한참 걸린다.



최신 영화부터 검색한다.


재미있는 영화가 눈에 띄지 않는다.

그저 그런 내용들이다.



그냥 최신 영화 한 편을 눌러본다.


액션영화인데, 기대감이 크지 않다.

초반 10여분 보다가 눈이 피로해지기에 꺼버렸다.



잠시 눈을 감아본다.


모든 감각을 일깨워본다.

미세한 흔들림, 약간 서늘한 실내온도, 벨트착용 유도소리("띵동"), 화장실 공기빠지는 소리("슉")

그러다 꿀렁하면서 나오는 방송("기류가 불안정하니..."), 이따금씩 찰칵하는 벨트 소리도 들린다.



눈을 뜨면 여전히 밀폐되고 깜깜한 공간 안이다.


매번 반복되지만 참 익숙해지기 어렵다.

낯설다.



이럴 땐 노래가 필요하다.


익숙한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달래보자.

리모콘을 다시 집어든다.



마이클 잭슨을 선택한다.

벌써 7년이다.


최신 앨범을 선택한다.


'Loving you'의 경쾌한 전주가 흘러 나온다.

이내 마음이 안정이 된다.



이 노래는 전주가 제일 좋다.


사랑하는 사람 만나러 가는 날

맑게 개인 아침, 푸르른 하늘을 보며 들으면 딱 좋은 노래다.



노래를 들으니 좀 낫다.

아직 4시간 넘게 남았다.







이번 출장은 북유럽이다.

노르웨이와 덴마크.


유럽이라지만 대륙과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는 곳이다.

한국에서 직항이 없기에 암스테르담을 거쳐간다.


경험, 생각, 만남 등이 머릿 속에 남을 것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일 잘 마치고 잘 지내다 오고 싶다.

다 잘될거라 생각한다.


출장준비가 부족함을 항상 느낀다.


그럴때마다 느껴지는 불안감,

이것이 나를 더 긴장하게 한다.



때마침 스튜어디스가 카트와 함께 걸어온다.

그녀보다 고기 냄새가 더 먼저 다가왔다.



와인이라도 한 잔 마셔야겠다.





A picture from scandinavianperspectiv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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