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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서민서패밀리 Dec 24. 2020

23. 크리스마스 in 시카고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다.

어릴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억은 당일날 꼬박꼬박 받았던 선물이었다. 자고 일어나면  시절 유행하던 로보트 혹은 장난감이 항상 머리맡에 놓여있었다. 그게 산타가 아니라 부모님이 주시는 거라는  알았을 때에는 나름  충격적이었지만 그래도  선물 덕분에 항상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렸던  같다. 어쩐지 산타가 원하는 선물을 따박따박  주시더라니.

그리고 어느 순간 부모님으로부터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지 않으면서  크리스마스 기억은  끊겼다.

그러다 결혼하고 아내를 만나게 되면서 다시 크리스마스 기억이 이어지게 되었다. 아내는 판타지를 좋아하는 소녀다. 해리포터, 라푼젤과 같은 영화는 물론 크리스마스와 같은 매우 판타스틱한 이벤트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거  거짓부렁이야, 라고 생각하는 심드렁한 남편과는 몹시 다르다.

2013 12 아내는 결혼하자마자 당시 코스트코에서 파는 1.9 미터 트리를, 50개짜리 오너먼트와 200개짜리 전구와 함께 샀다.  태어나 처음으로 한국에서도 이렇게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게 지낼 수도 있구나를 느꼈다.   매년 10 말이 되면 우리 가족은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을 가졌고  해까지 포함하면 햇수로 벌써 8회째가 되었다.

나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지난 시간 크리스마스 트리를 찍어놓았던 사진들을 천천히 돌려본다.  해에는 둘만 있었지만, 어느 순간 준서가 생겼고   아이가 점점  커갔으며 올해는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민서가 등장했다.   아닌 이벤트가    쌓이다 보니 가족에게  의미가 되어가는  같다.

와서 보니, 미국의 많은 가족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크리스마스 추억을 만들며 지내온  같았다. 할아버지가 만들어준 오나먼트로 트리를 장식하고, 할머니가 쓰던 전구로 집을 밝힌다. 아버지가 어릴  난로 위에 걸었던 양말은 그대로 아들에게 대물림 되고,  대에 걸쳐 물려받은 어머니의 크리스털 장신구는 여전히 트리 제일 위를 빛내고 있다.

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해를 마무리하는 축복스런 시간이고,  시간을 가족과 함께 준비하고 꾸미고 즐기면서  다른 추억들을 만들어 가고 있는 듯하다.

코로나로 어수선한 크리스마스이지만, 우리 역시 어쩌면 가족과 함께  안에서 새로운 추억을 시작할  있는 시간이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할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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