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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서민서패밀리 Jan 29. 2018

오름과 내림에 대한 단상



산에 오르내리는 것을 좋아한다. 평일에도 잠시 시간을 내어 산책 삼아 산에 다녀오기도 한다.


산에 오르내리는 것은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바깥 공기를 실컷 마실 수 있고, 다리 근육을 키울 수도 있다. 사계절 내내 좋은 풍경을 볼 수 있고, 사색에 잠길 수도 있다.


나는 주로 첫 번째와 네 번째의 장점을 위해 산에 다니고 있다. 산에서 쉬는 공기는 맑을 뿐만 아니라 상쾌하고 계절의 변화도 느낄 수 있어 좋다. 맑은 공기 속에서 사색하면 좋은 아이디어와 기발한 해결책도 많이 떠오른다.


등산은 보통 올라간 길을 그대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경로를 정해 오르는 길과 내려오는 길을 최대한 달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똑같은 풍경을 보는 심심함을 피하기 위해서다.


한 2년 그렇게 다니다 보니 어느 날은 반대로 한 번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려오는 길로 올라가고 올라가는 길로 내려오는 것이었다.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었고 그냥 우연히 든 생각이었다.


꽤 오랫동안 다닌 길이라 문제 없겠지 라고 안이하게 생각한 것이 오산이었다. 진행방향만 달리했을 뿐인데 산은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래 사진을 보자.


올라가는 길


내려가는 길


진행방향만 다를 뿐인데 같은 곳이라 판단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같은 대상임에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이와 같이 크게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순간 내 삶에 대한 반성이 일었다. 내 관점에서만 대상을 바라보고 판단하고 상대의 관점은 틀리다고 생각한 경우가 꽤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었다. 관점의 차이였을 뿐이었다.


이후 산에 갈 때마다 다짐한다.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보는 방향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으므로 상대의 관점을 이해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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