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000일을 기념하며
2015년 8월 27일 태어난 아들이 엊그제로 1000일을 맞았다. 그 기간 동안 우리 가족은 정말 인생 최고의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아들은 우리의 보물이다. 현재에도 미래에도 그러할 것이다. 너무나 감사하다.
며칠 전 자료를 정리하다 우연히 아들 통장에 돈이 꽤 들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슨 돈인가 싶어 출처를 알아보니 국가에서 나오는 양육수당(12개월 미만 월 20만 원, 24개월 미만 월 15만 원, 그 후 월 10만 원)이 통장에 차곡차곡 쌓여있던 것이었다. 총 423만 원 정도였다. 어린이집을 올해 3월부터 다녔으니 금액이 맞았다.
이 돈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고민이 들었다. 통장에 두자니 금리가 너무 낮아 물가 방어에 실패할 듯했다. 아내와 상의한 끝에 50만 원은 아들을 위한 책 구입에, 나머지 373만 원은 주식에 투자하기로 했다. 아들이 옆에서 잠자코 듣고 있었으니 동의한 걸로 해두었다. 후후. (엄연히 이 돈은 아들의 자산이므로 손해를 끼쳤을 시 배상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책임감이 생긴다.)
아빠이자 아들자산매니저인 나는 종목 고민에 들어갔다. 잃지 않는 투자를 하라는 워런 버핏의 말을 교훈 삼아 보수적인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대형주에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주당순자산비율)이 낮은 종목을 우선 검색했다. 또한 배당률이 높거나 높아지는 배당주 위주로 포트를 구성해봤다. 사양산업이 아니어야 하고 매출과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어야 했다. 최근의 일봉, 주봉, 월봉을 확인했고 10년간 주가 추이도 확인했다. 투자금의 회수를 아들이 장가갈 때 즈음으로 생각한다면 30년 정도의 장기투자가 될 것이다.
앞으로 30년간은 끄떡없이 성장할 기업은 무엇일까. 오랜 고민 끝에 5개 종목을 결정했다. (내 기준대로 느낌대로 선택하였으니 책임 역시 내가 진다.)
1. 삼성전자우 (26.28%)
2. SK이노베이션우 (25.80%)
3. 삼성화재우 (23.95%)
4. SK텔레콤 (12%) CJ ENM (12%) : 3달간 보유 후 15% 수익 후 종목교체 (18. 8. 21)
5. GS우 (11.97%)
괄호는 보유 비율이다.
대부분이 PER 10 미만, PBR 1 미만이며 배당수익률도 높다. 최근 주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기업도 있지만 30년 세월을 감안하면 장기적 우상향 할 수 있는 종목으로 선택했다. (질문은 사절한다)
개인적으로는 매년 10%씩 상승(배당 포함) 해서 30년 후 6000만 원 넘게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것은 하늘만이 아는 일이고 다만 아들이 30년 후에 자본주의의 우수성과 투자의 기쁨을 이 주식계좌를 통해 알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다.
2018. 5.
2019. 4. 내용 추가
주식 매수한지 1년이 지났다.
배당금 지급내역서가 속속 집에 도착했다.
다섯 종목 모두 배당주여서 모두 다섯통의 편지가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아들에게로 보내졌다.
고배당주 위주이기에 10만원이 넘는 돈이 배당금으로 나왔다.
아빠도 못주는 용돈을 대기업에서 받는다.
이게 자본주의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