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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서민서패밀리 Jun 11. 2018

4살 아이는 당연히 말을 듣지 않는다

심리학적 시각에서 바라본 미운 네 살



아이가 이제 만 34개월에 접어들었다. 한국 나이로는 4살이다. 아동심리학자들은 이때가 사람이 태어나 처음으로 "자유를 제한하려는 시도에 반발을 보이는 때"라고 지적한다. 우리 아이 역시 요즈음 몹시 반발을 하고 있다. 다른 부모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맘때 아이들은 외부 압력, 특히 부모의 압력에 저항하는데 꽤 놀라운 재주를 보여준다. 이렇게 하라고 하면 저렇게 하고 이 장난감을 주면 저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고 한다. 안아달라고 해서 안아주면 내려달라고 발버둥 치고 억지로 내려놓으면 또 안아달라고 마구 달라붙는다. 청개구리가 따로 없다.


그렇다면 왜 네 살 무렵부터 이러한 심리적 반발이 나타나는 것일까. 심리학자인 Howe는 이때부터 아이들이 자신을 한 사람의 개인으로 인식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자신을 주변 환경의 일부가 아닌 독립된 하나의 개체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자아 개념의 형성은 필연적으로 자유라는 개념을 발달시킨다. 독립적인 존재란 선택의 자유가 있는 존재이다. 자신이 자유로운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은 아이들은 그 선택의 한계를 끝까지 탐색해보고 싶어 진다. (이무렵 부모 역시 스스로의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게 된다) 


따라서 당연히 네 살배기 아이가 부모의 뜻에 반항한다고 해서 놀라거나 실망해서는 안된다. 아이들은 자신이 자유로운 존재라는 신나는 사실을 이제 막 깨달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아이는 자신의 자유의 한계를 치열하게 시험하면서 이 세상에서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과 통제받는 영역을 찾아내게 된다.


현명한 부모라면 이럴 때 아이들에게 일관성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부모가 특권이나 규칙을 일관성 없이 적용하면 자녀들에게 부지 중에 자유를 부여했다가 다시 빼앗는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이는 반발을 유도하는 원인이 된다. 부모가 어느 때는 간식으로 과자나 사탕을 허용(자유의 일종)하고, 또 어느 때는 이를 금지하면 자녀들은 자유를 빼앗아 갔다고 생각해 더 반발하게 된다. 사람들은 원래 없었던 것보다 있다가 없어진 것을 더 갈망한다. 따라서 일관성 없이 자녀를 키우는 부모는 더 반항적 자녀를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네 살 아이는 당연히 말을 듣지 않는다. 이를 다그치고 혼내기보다는 일관성 있는 태도로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범위의) 자유를 확보해주어야 한다. 아이는 그 안에서 자신의 자유를 고민하고 사회 안에서 자신의 자유가 보호받을 수 있는 범위를 스스로 확인하게 된다. 그 결과 아이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대우받고 훌륭하게 자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도 다 성장의 과정인 것이다. 부모나 아이나 모두.




1. 대부분의 내용을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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