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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대리 Jul 24. 2022

정(情)이 너무 많은 나에게

나는 그대들의 안부가 궁금해요

정(情)


나는 퍽 정이 많다. 


누군가는 오지랖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상대방을 걱정하는 마음 또한 커서 상대방의 감정이 그대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지금 당장 내 눈 앞에 있지 않지만 나와 인연을 맺었던, 또는 맺고 있는 사람들의 안부가 궁금할 때가 많다. 그리고 나를 스쳐간 사람들은 평온한 하루를 보내기를 그리고 조금 더 욕심을 내서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나로 인해 조금 행복했던 시간이 있기를 바라기도 한다. 


하지만 간혹 이러한 성격이 스스로를 갉아먹기도 한다.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열다보니 쉽게 이용당하기도 하고, 감정 쓰레기통 역할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옷깃 스쳐도 인연을 삼는 성격 탓에 제어 없이 사람을 마음에 들이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을 못버티고 쓰러지기도 했고, 갑자기 안녕을 고하는 사람들로 인해 상처를 받고 울기도 했다. 

이렇게 정 많은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사람을 마음에 들이려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를 위해 에너지를 쏟지 않게 되면 나의 에너지를 지킬 수는 있었지만, 빈 공간으로 공허해졌다. 그리고 한 때는 사람을 가려서 마음에 들이려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점점 무미건조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난 아직도 여전히 사람을 좋아한다. 그래서 여전히 사람과 멀어지는 방법을 모른다. 한껏 마음을 내어주고 나면 그 마음을 거둬들이는 방법을 모른다. 어쩌면 계속 모를 지도 모른다. 그렇게 상처를 받고 다시 그 아물면서 좀 더 빠르게 회복하는 굳은살을 갖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그대들의 안부가 궁금하다. 


잘 지내고 있는지, 끼니는 거르지 않는지, 잠은 잘 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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