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난 연주하고 노래한다

화요일은 멜레 데이!

by 멜레하니

자고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첫 관문은 무엇인가. 직장 생활을 하던 시절엔 더 자고 싶고 좀 더 이불속에서 뒹굴 거리고 싶은 욕구를 떨쳐내며 당연히 일어나 씻고 출근하기 바빴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마음껏 딩굴거리다 느긋하게 일어나도 되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거 너무 꿀 같은 날인, 매우 황홀한 상황에 살고 있다. 자고 싶은 만큼 자고 늘 잠에 목마르지 않고 사는 삶만으로도 세상에 감사함 천지다라고 생각하고 산다.


딸이 독립해서 나간 뒤 비어진 방 하나를 나의 작업실로 만들어 어떤 날은 외출할 일이 없으면 편안한 실내복으로 하루 종일 지내기도 하고 건어물녀로 하루 종일 뒹굴거리기도 한다. 그러다 외출할 일이 생기면 부랴부랴 씻고. 이런 일들이 한 해 두 해 습성처럼 쌓여가니 이거 너무 나태해지고 게으른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는 딸이 독립해서 나간 뒤 빈 방을 나의 작업실로 만들어 아침에 일어나면 옷까지 차려 입지는 않지만 출근하듯 그곳으로 들어간다.


문을 닫고 주로 글을 쓰거나 연주하며 노래를 부른다. 작곡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오전 시간을 오로지 나에게 쓰며 보내고 점심시간이 되면 정확하게 나와서 점심을 준비해서 즐겁게 먹는다. 하루에 한 끼뿐인 점심이라 늘 건강하고 정성껏 차려 맛있게 먹기를 원한다. 조금 있으면 여지없이 집을 나가 독립된 삶을 살아갈 둘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거나 혼자 있을 땐 영화를 보면서. 이 시간 또한 즐거운 시간이다.


그리곤 오후 시간에는 그날그날의 일정에 따라 살아간다. 그중 화요일은 멜레 데이라고 내가 이름을 붙여 만든 날인데 나만 이렇게 좋은 음악을 독차지할 수 없잖아?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 나누고 싶다! 연대하며 소통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작년부터 하와이 노래 영상을 촬영해서 올리고 있다. 그러나 실상 그 이면에는 그동안 연습한 나의 솜씨를 좀 뽐내보고도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하기도 했다.


이번 주에는 어떤 노래를 불러볼까 와 더불어 어떤 옷을 입고 촬영을 할까, 어떤 액세서리를 하고 어떤 레이를 걸고 노래를 할까 등등 이런 고민들과 상상을 하는 일도 제법 즐거운 과정이다. 모두 나의 삶에 생기를 불어넣고 윤기가 나게 만드는 비타민 같은 일들이다. 내가 만들어 놓은 홈 스튜디오엔 관객이라곤 우리 집 강아지들 뿐이다. 그래도 보이지 않는 그 너머의 하와이 음악을 좋아하고 매력을 느끼는 그 누군가들과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서 부르고 촬영을 한다.


오늘은 그 화요일이고 그 멜레 데이이다. 아, 여기서 멜레는 하와이 음악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니까 내게 있어 화요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하와이 음악을 공연하는 날이다라고 생각하고 노래와 무대 공연의 감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중요한 날인 것이다. 오늘도 그동안 열심히 연습해 놓은 곡들 중 한 곡을 부를 것이다. 나의 목소리 톤과 잘 어울리고 편안한 음역대 안에 들어있는 곡, 듣는 사람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을 고를 것이다.


마히나 오호 쿠(Mahina o' Hoku)


어디 있나요 나의 보름달

당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세요

바다가 잠잠해지고 산등성이가 고요해지면

당신과 내가 사랑을 나누는 시간

절벽의 바람을 타고 오는 히나노의 향기

당신의 사랑으로 나를 품어주네

이것은 당신을 부르는 노래

천국의 가장 높은 곳에서 아름다움으로 대답하네


하와이 노래들은 사랑을 이렇게 자연에 빗대어 부르는 경우가 아주 많다. 나는 그 속에 내포된 다른 의미가 있는 곡이든 아니든 그냥 하와이 음악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그 의미에 맞춰 부른다. 거기엔 하와이라는 그 땅이 갖고 있는 치유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담고 싶은 나만의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최대한 다른 의도들은 배제하고 가사의 내용 곧이곧대로 부르고 싶을 때가 많다.


오늘도 이 노래를 소개하면서 나는 오후에 영상을 찍어서 유튜브나 나의 계정이 있는 다른 곳들에 올릴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그것이 비록 한 사람이든 두 사람이든 그 누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나의 애정을 듬뿍 담은 목소리를 나눌 것이다.


이렇게 하나씩 둘씩 쌓이다 보면 조금씩이라도 그 누군가들의 꽁꽁 언 마음에는 따스한 온기가 퍼질 것이고 딱딱하게 굳어있는 어깨에는 힘이 좀 풀리지 않을까 기대한다. 각박하고 힘든 세상에 조금이라도 여유로워지고 편안해지길 늘 바란다. 이것이 노래하는 사람들이나 그림 그리는 사람들과 같은 아티스트들의 역할일 것이다.


오늘도 나는 노래한다. 감사하고 행복하다. 화요일은 멜레 데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새로운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