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만남

하와이 음악을 만나다

by 멜레하니


무슨 일이든 언제나 시작의 순간이 있다. 그렇다면 나의 하와이 음악과의 첫 시작, 첫 순간은 언제였을까?

돌이켜 생각해보니 갑자기 전율이 인다. 이런 이런. 이런 게 바로 운명적인 만남 아니었을까? 생각해보니 재밌어서 혼자 웃는다.


지금부터 몇 년 전쯤 되었을까. 2017년 외국 나갈 때가 2년째라고 말하던 걸 보면 그래 아마도 2015년이지 싶다. 그 해 여름인지 가을인지 아! 이것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나이가 들어가니 모든 신체 기관들이 불량품 비슷하다. 하여튼 나는 여행 작가 과정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어떤 아티스트 친구가 홍대 쪽에서 여행 드로잉 강좌를 연다는 소식을 들었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두 딸과 그리고 나까지 셋이서 강좌를 등록한 적이 있다.


그 클래스에 갔을 때인데 커다란 몸집에 비해 제법 귀여운 얼굴을 한, 마치 곰돌이 푸우가 연상되는 듯한, 좋은 인상의 한 남자를 만났다. 그가 바로 지금의 나의 하와이 음악 선생인 하와이 뮤직 아티스트 케코아다. 자기소개를 하는데 자신이 마푸키키라는 하와이 음악 밴드 활동을 하고 있다길래 너무 독특해서 집에 와서 어떤 그룹인지 찾아도 보고 음악도 들어 봤다. 그런데 그때는 왠지 모르게 너무 생소해서 아, 이런 걸 하는 사람들도 있구나라는 정도로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다.


그때 당시 나는 살사를 배우고 있었는데 하면 할수록 이 춤이 나와는 잘 맞지 않나 하며 의구심을 갖고 있던 때였다. 높은 굽의 신발을 신고 추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또 상대가 있어야 춤을 출 수 있는 소셜댄스라는 점도 못마땅해서 은근히 피로도가 쌓여가고 있었다. 더군다나 살사는 남자가 돌리면 돌아야 하고 잡아당기면 끌려가야 하고 등등 남자가 리드하는 데로 추어야 하는 댄스여서 더 짜증이 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TMI. 내가 살사를 배우다 느낀 것 한 가지는 남자를 만날 때 그 남자가 어떤 사람일까 어느 정도는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지표를 갖고 있다는 것. 어떤 남자는 보기에는 전혀 안 그렇더구먼 춤출 때 은근슬쩍 그 사람의 우악스러움을 알아챌 때가 있다. 인정 사정없이 사람을 돌린다던지 잡아 끈다던지 함께 춤을 추어보고 놀래서 다시 보게 되는 경우가 몇 건이나 있었다. 이렇게 살사는 겉만 보고는 알 수 없는 사람의 미세한 부분들을 댄스 한 곡으로 알아낼 수 있는 좋은 이점이 있는 춤이다. 그러나 살사가 여러 좋은 점이 많이 있는 춤이긴 하지만 나에게는 그 당시 잘 맞지 않아 그만두어야 하나 하고 망설이고 있던 때였다.


그러던 어느 날, 광화문 광장이었나 야외에서 맨발로 춤을 추는 훌라댄서를 보게 되었다. 그 춤을 보게 되면서 내가 느낀 것은 일종의 핵폭풍 같은 것이었다. 세상에나 맨발로 춤을 추네! 그리고 그 댄서의 동작들 또한 어찌나 살랑살랑 물이 흐르는 듯 여유롭던지. 마치 잔잔한 바람이 부는 듯 감미로워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사르르 녹여버리는 게 아닌가! 마치 한 구루의 나무가 바닷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처럼 연상되며 내가 그녀와 함께 푸른 바다 위를 날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아! 내가 추어야 할 춤은 바로 저거다. 그래 내가 진정 찾아 헤매던 것이 바로 저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당장 수소문해서 훌라 강좌에 등록을 했다. 그렇게 훌라를 추기 시작했는데 무엇이든 갈망하고 진정으로 자신에게 귀한 것은 한 번에 쉬이 와 주지 않는 것일까? 그래야 더 극적이고 귀하게 생각해서 감사하고 행복해하나? 그렇게 매료되어 훌라를 배워 춤을 추는데 이상하게도 그 춤이 아닌 그 음악으로 나의 온 신경과 관심이 쏠리네? 나는 필연적으로 느꼈다. 아. 음악이었구나! 하와이 음악!


더군다나 마지막 강력한 한 방. 마지막 화룡점정이 나타나게 된다.

어느 날 훌라를 배우러 간 곳에 전에 드로잉 클래스에서 만났던 마푸 키키의 하와이 뮤직 아티스트 케코아가 나타났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서 우쿨렐레를 치면서 노래를 불러주는데! 하아. 그 노래를, 그때의 그 분위기를 나는 절대 잊지 못한다. 그날 나는 훌라는 뭘 어떻게 배웠는지 기억은 하나도 나지도 않고 그 마성의 미성으로 불러 준, 하나도 알아듣지도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하와이 음악이 뇌리에 박혀 도무지 떠나질 않았다.


그래서 당장 또! 이게 내가 정말 잘하는 것이다. 당장 바로 그 음악을 배울 수 있는 지를 알아보고 하와이 음악, 멜레 클래스를 등록했다. 이렇게 해서 나의 하와이 음악과의 첫 인연이 그리고 나의 하와이 음악 인생이 시작되었다. 물론 우쿨렐레라는 처음 본 악기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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