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아름다움에 반하다

음악과 함께 하는 인생

by 멜레하니



우쿨렐레의 C 코드를 잡고 위에서 아래로 네 줄을 모두 스르르 내려서 쳐본다. 소리가 너무 아름답다.

이번엔 D코드를 쳐본다. 아! D도 정말 아름답다. 다음은 G도 쳐보고 G7도 쳐본다. E도 Em도 모두 맛있는 무언가를 먹을 때처럼 최대한 천천히 음미하듯 그렇게 부드럽게 쳐본다. 하나같이 다 아름답다. Dm는 어떤 소리가 날까? F#7은 어떤 소리가 날까? 그 어떤 걸 쳐봐도 각기 다른 자기들만의 개성 있는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내며 나를 황홀하게 만든다. 언제나 들어도 수백 번 수천 번 들어도 정말 아름다운 소리들 아닌가!


나는 아침에 일어나 악기를 들을 때마다, 반복적으로 매일 똑같이 이 소리들에 감동을 받는다.

'아! 너무 아름답다!'

어떤 코드, 어떤 소리라도 너무나 아름다워 어떨 땐 몸이 부르르 떨릴 때도 있다.

이렇게 예쁜 소리와 함께라면 평생을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매일매일 한다

이 훌륭한 악기, 우쿨렐레와 함께 하는 이 순간이 이렇게 행복한데 나는 무얼 더 바란단 말인가 하며 세상에 대한 많은 욕심들이 사라지는 신기한 경험도 했다. 악기가 만들어 내는 소리, 내 목이 만들어 내는 소리들을 만나고 나서 나는 정말 행복하다고 자주 말하곤 한다.


내가 작곡에 대해서 눈을 뜰 때 든 생각이 바로 이거다.

'이 아름다운 소리들을 내가 마음대로 만들어서, 또 쓰고 싶은 대로 써서 노래를 만들어 낸다는 거지!

어머나 이렇게 즐겁고 행복한 일이 이 세상에 또 어디 있을까? 나 이거 정말 하고 싶다. 죽을 때까지 하고 싶다. 그래 죽을 때까지 해야겠다'


코드 하나하나, 우쿨렐레로 내가 만들어 내는 이 소리들을 들을 때마다 심장은 야들야들 녹고

온몸은 스르르 이완이 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신체 기관, 모든 세포들은 저절로 눈을 감고 음들이 만들어내는 소리의 파동에 신이 나서 춤을 춘다.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온몸을, 아니 내 영혼 모두를 통째로 맞겨버리곤 한다. 거기에다 내 목소리를 얹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보면 이곳이 천국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잘 안 된다고 말하고 싶다.


요리를 할 때 짠맛을 내고 싶을 때는 소금을, 단 맛을 내고 싶을 때는 설탕을, 신 맛을 내고 싶을 때는 식초를 쓰는 것처럼 즉 요리의 세계에서 다양한 재료를 써서 다양한 맛을 골고루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처럼 음악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듯한 몇 개의 소리 재료들이 서로 어우러져 다양한 코드들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또 그것들을 이용해서 이런 맛의 밥상 저런 맛의 밥상을 차려내듯 다양한 음들로 수백수천 가지의 곡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

꾸밈없이 밝고 활기찬 상태를 표현하고 싶을 때는 메이저 코드를 쓰면 된다. 그러면 단번에 기쁨이나 행복한 느낌을 잘 표현해준다. 왠지 무겁고 어둡고 가라앉은 기분을 표현하고 싶을 땐 마이너 코드를 썼더니 기가 막히게 딱 들어맞았고 또는 뭔가 거리감이 느껴지거나 복잡한 느낌의 불안정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을 땐 세븐스 코드를 썼더니 신기하게 잘 표현이 되었다.


어떤 날은 조금은 신비한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렇다면 디미니쉬를 써보는 거지. 세련되고 도시적이며 부드럽고 온화한 느낌을 내고 싶을 땐 메이저 세븐스 코드를 써보는 거고. 아, 모두 제법 그럴싸하게 표현이 된다. 이럴 때마다 내가 느끼는 기분은 이 세상에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은 다양하게 많지만 그중에서도 아주 강력한 도구를 하나 손에 쥔 듯한 기분이 든다. 이렇게 내가 말하고 싶은 모든 감정을 음으로 모두 표현해 낼 수 있다니 이거 참 경이롭다.


그럴 때마다 와! 하는 탄성을 내뱉으며 마치 초콜릿 공장에 초대되어 얼떨떨하기도 하면서 무척 신기해하는 찰리처럼 아름다운 음의 세계에 들어선 나는, 매일이 온통 설렘과 신기함과 즐거움의 연속이다.


세상엔 반할 것 천지다. 그러나 다른 어떤 것도 아니고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에 반하는 거, 꽤 괜찮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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