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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May 16. 2017

물류

당신이 잠들고 있을 때도 세상은 돌아간다

"모두 잠든 후에 사랑 할꺼야"라는 김원준의 노래 가사처럼 조금은 유치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물류는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순간에도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물류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관련 세미나들을 다니면서 새삼 놀라게 되는 일들이 많다. 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하는 모든 재화들이 '어디선가 이동해 왔다'는 사실 말이다. 인구의 대부분이 도시에서 생활하는 현대인은 주 소비 공간인 집이나 회사, 학교에서 생산되는 재화는 0에 가깝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상품들은 자국에서 생산한 것에 한정되지 않고, 세계 각지에 있는 어딘가의 공장에서 실려오고 있다.


원래 물류는 창고에 보관한 상품을 다른 창고로 나르는 것을 말했다. 하지만 요즘 핫한 기업들은 물류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여나가고 있다. 풀필먼트 시스템(Fulfillment System)이 대표적인데, 아마존이 시작하면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진다는 말처럼 풀필먼트도 아마존에서 시작됐다. 풀필먼트는 완벽하게 고객의 입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 이런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이미 고객중심으로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풀필먼트는 기업이 맞춰 놓은 시스템을 고객이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고객에게 맞춘다는 설명이 더 적절하다. 무료배송, 당일배송은 기본이고 소량 또는 단일상품도 무료로 당일 배송한다는 것이다. 


단일상품 무료배송은 간단한 것처럼 들리지만 이게 얼마나 까다로운 것이냐면, 일반적으로 소량의 주문 물품을 사람이 처리한다면 하루 동안 최대로 처리할 수 있는 수량은 20여 개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 유통업체를 이용하는 고객의 주문량이 하루에 만여 개라면 필요한 인력은 오천 명이다. 바로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필요한 서비스인 것이다. 여기에 당일배송을 가능하게 하려면 빠른 일처리뿐만 아니라, 배송센터의 위치도 고객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 한국은 생활권이 작은 편이지만 미국 같은 곳에서는 정말 엄청난 도전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마존이 찾은 해결방법은 간단하지만 가장 확실하다. 많은 자본을 투입해 배송센터를 확보하고 로봇, 드론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처리량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혹자는 아마존에서 배송센터를 하나씩 추가할 때마다 주가가 오른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한다. 여기에 빅데이터 등을 이용해 고객이 어떤 주문을 할 것인지 미리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완성했다. 고객이 필요로 할 상품을 고객 가까이에 위치시켜 최대한 신속하게 이동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는 알리바바의 마윈도 같은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 곳곳에는 첨단기술이 숨어 있다. 빅데이터, IoT, 로봇, 드론 등도 곧 우리 생활 곳곳에서 일상처럼 다가올 날이 머지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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