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서른하고 절반이 지나 든 생각

by 구현모

평소 주변사람들과 나쁜 감정을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서 무리하기 십상이었고, 이렇게 지친 감정을 가까운 사람들에게 풀어내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다 문득 지독하게 이기적으로 보이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내가 하는 방식이 배려하는 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살아왔던 것 것이죠.


누군가를 배려한다는 건 상대방 입장에서 그의 고민이나 즐거움 같은 감정에 귀를 기울여 이를 행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 무조건 조심스러워하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말수를 적게 하거나, 행동을 절제하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말과 행동만을 했을 뿐입니다. 이런 건 배려가 아니라 스스로를 가두는 것일 뿐이지 않을까요? 상처받지 않으려는 것일 수도, 귀찮은 일이 생기는 게 싫어서 일수도 있습니다. 이래서 마음 한켠이 찜찜했던 모양입니다.


생각의 결론을 이야기하면, 누군가를 배려하는 건 상대방의 작은 행동이나 평소 대화 가운데 본질적인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지, 친절을 가장한 방관이 해답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여기에 평소 내 모습 같지 않다고 생각되는 돌발 행동들도 누군가에게 즐거움이 될지도 모를 일이죠. 너무 타인의 시선에 묶여 살지 맙시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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