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현모 Jan 09. 2019

서울시 혜화동 책방 이음

동네 서점 유흥기 #2

저는 유독 기다리는 게 싫습니다. 영화 보기 전 광고 보는 시간도 싫고 약속 장소에서 서성대며 기다리는 것도 싫어합니다. 무언가 하지 않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빨리 보지 못해서 속상해서 그렇습니다. 아직 어린애죠. 어린아이한테는 사탕을 주면 금세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저에게 동네 서점은 달콤한 존재입니다.


지난 주말 여자 친구 남동생이 선물해 준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보러 갔습니다. 먼저 도착해 한 시간 반 정도 시간이 남아서 주변 책방부터 검색했습니다. 혜화역 근처에 몇 군데가 있었는데 약속 장소와 가장 가까웠고 서점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책방 이음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했죠. 혜화역 1번 출구로 나와 오른쪽 길을 따라 쭈욱 걸어가면 책방 이음이 나옵니다. 역에서도 가깝고 찾기도 쉽습니다.

사진을 너무 못 찍어서 잘 나타내지 못하는 것 같은 데, 매력적인 동네 책방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책방 이음은 지하에 위치해 있는데 1층 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가는 길에 다양한 볼거리, 읽을거리가 반깁니다. 우리 이웃들 소식이나 시간 소식 등이 정말 풍부하게 비치돼 있습니다. 연극 및 공연으로 유명한 대학로에 위치한 서점답게 다양한 공연 소식을 알리는 안내지들도 있습니다.

문 뒤편에서 찍어서 그렇지 OPEN 입니다


계단을 내려서면서도 한참을 이런저런 소식들을 읽고 보느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개인적으로 챙겨서 나온 것은 엑스북스 출판사에서 발행한 비정기 간행물 '매거진 X'와 달팽이 책방 Book 잉여들이 만드는 책방 신문 'Snail Tribune'입니다. 이렇게 재밌는 모든 것들이 무료라니! 감탄하면서 20여분을 서점 입구에서 서성였네요.

정말 볼거리, 읽을거리가 많죠?! 계단 한 켠에도 비치해 있어 쭈그리고 이것저것 많이 봤어요ㅋ


서점 내부는 사진 촬영을 못했어요. 입구 안인지 밖에서 인지 서점에서 책 보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니 사진 촬영은 삼가 달라고 부탁하신 글을 보니 스마트폰은 가방에 넣어 버렸답니다. 부족한 솜씨지만 내부 공간을 글로 설명해드릴게요. 


서점에 들어서면 다양한 책들이 눈에 뜨입니다. 입구 오른편에는 카운터가 길게 늘어서 있고 앞으로 책들이 비치돼 있습니다. 그 옆으로 노동, 환경 등의 분야와 관련한 신간이 있고 좀 더 옆으로 가면 굴뚝 농성 노동자들에게 보내는 응원 메지를 적을 수 있는 우편엽서가 있습니다. 


입구 왼편에는 민음사에서 독립서점 용으로 제작한 책들이 있고 길게 늘어선 책장들에 역사, 정치, 사회,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꼽혀 있습니다. 이쪽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네요. 낚시터 의자나 작은 소파도 있어서 앉아서 책을 보기도 하고 서서 이 책 저 책을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주인장께서 파는 책이니까 조심히 봐달라고 안내돼 있었어요. 참, 그리고 주인장께서 동네 서점 활성화로 박원순 서울시장 감사패를 두 번이나 받으셨더라고요. 


지난 제주도 만춘서점처럼 포스트잇에 적혀 있는 글들이 있었는데, 다른 점이라면 추천 도서가 아니라 작은 출판사들 소개글이었습니다. 흥미로운 분야의 책들을 많이 출간하시더라고요. 몇 권 사려고 챙겼는데 한 권만 구입해 나왔습니다. 나중에 꼭 다시 들르려고요. 

작가의 이전글 제주도 만춘서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