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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May 20. 2016

전자책과 종이책

책의 미래는 어디로 갈까?


전자종이 단말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08년이었다. 아마존에서 킨들2를 출시하고 종이책 대비 20~30%에 불과한 가격에 전자책을 판매해 떠들썩했고, 이후 출시된 킨들DX(9인치 모델)를 보면서 '이거다!'싶어 구입했다. 하지만 당시 킨들은 몇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특히나 한글 콘텐츠 부재와 한글 폰트 미지원이었다. 한글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폰트를 심거나 calibre 같은 프로그램으로 전송해야 해 번거로웠다.


킨들 페이퍼화이트 1세대


이후 8년이 지났다. 그 사이 교보문고와 삼성에서 만든 기기와 알라딘, 예스24 등 인터넷서점업체들이 만든 크레마, 인터파크와 LG가 만든 비스킷, 그 외 여러 중소업체들의 제품이 경쟁했다. 이들 중 아직 판매되는 것은 크레마 정도밖에 없다. 교보문고와 인터파크는 태블릿, 휴대폰으로 보는 환경으로 넘어갔고, 여기에 신생업체인 리디북스의 페이퍼가 새롭게 추가됐다. 이제 한국의 전자책 단말기는 크레마와 페이퍼가 양분했다.


전자책 시장은 어떨까?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는 2014년 세계 전자책 시장의 규모를 145억 4500만 달러로 예상했다. 2015년엔 174억 3700만 달러, 2016년엔 201억 8800만 달러, 2017년에는 227억 9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현실은 훨씬 더디다. 미국은 아마존의 영향인지, 국민들이 전자기기로 책을 보는데 이질감을 덜 느껴서 인지 전자책의 종이책 대체율이 매우 높다.


국내 전자책 시장은 종이책의 3%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 세계 평균인 10%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MP3로 인해 완전히 재편된 음반시장을 보며 대형 출판사들이 두려움이 전자책 시장을 기피하는지도 모른다. 좋은 작가의 작품은 전자책으로 출간되지 않거나 종이책으로 어느 정도 매출을 올린 후 내놓는 경우가 많다.


전자책은 글이 가볍게 읽힌다. 우리나라 전자책 매출의 50% 이상이 로맨스, 무협소설이란 건 이런 이유일 것이다. 개인 한정 일지 모르지만 컴퓨터 글쓰기와 종이 글쓰기도 다르다. 종이를 이용하면 글이 나가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생각할 여유가 있다.


리디북스 홈페이지


종이는 나무를 사용해 환경파괴에 영향을 끼친다. 일회용 컵만큼이나 종이책도 골칫거리로 여기는 시대가 오고야 말았다. 하지만 종이책이 가지고 있는 질감은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라고 생각한다. 좋은 소재의 옷을 입거나 볼 때 느끼는 만족감처럼 좋은 편집과 매끈한 종이는 책 내용과 상관없이 보고 만지는 즐거움이 있다.


전자책과 종이책은 좋은 조합이다. 하지만 전자책 가격이 신간 기준으로 종이책 대비 50% 이하로 낮아져야 활성화가 될 것이다. 여기에 재구매에 대한 혜택이 있다면 종이책 판매도 탄력을 받을 것이다. 전자책은 빠르게 읽고 소비하는 도서 중심으로, 소장해서 계속 읽고 싶은 도서는 종이책으로 구입하는 패턴이 만들어져야 한다.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며 도서 시장규모가 30% 정도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책을 만들고 소비하는 이들은 언제나 있어왔고 앞으로도 꾸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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