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3 불과 재 감상평: 보는 맛은 황홀 했으나...

by hyunn



아바타3 는 여전히 현존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CG로 현실과 구분이 안 될 정도의 리얼리티, 극장에서만 가능한 압도적인 엔터테이먼트 경험을 만들어냈습니다.


장엄한 대자연.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다 솟아오르고, 할렐루야 산맥을 시원하게 활강하다, 활시위를 당기며 날아오르고, 임팩트 있게 팡! 육해공을 넘나드는 어마무시한 물량의 전투씬까지. 액션 블록버스터 못지 않은 체험은 시청각이라는 제한적 감각으로만 수용할 수 있었음에도,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감각에 실체를 부여하며 경이로움을 이끌어냈죠.


AI를 전혀 쓰지 않으면서도 극장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증명하기 위해, 침체기 극장가를 어떻게든 견인해야 할 책임을 진 노장의 여정은 이번에도 독보적이었기에 보는맛은 최고. 아바타 같은 작품들만 자주 나와준다면, "극장에 볼만한 영화가 없다"거나 "영화산업이 망해갈거다."라는등 극장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고 매도하는 말들도 쏙 들어 갈텐데요.


다만 이번 서사에 어떤 울림이 있었을까? 돌이켜보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일부 존재합니다. 먼저 인간 대 나비족, 가족의 위기, 침략, 복수, 상실이라는 구조는 이미 1편과 2편에서 충분히 소비된 소재라 전혀 새로움이 없고, 사건과 갈등이 시작되는 방식부터 해소되는 과정까지도 전작의 틀을 그대로 유지한 전개라 기시감이 들 정도.


전투를 벌이는 장소 또한 새로운 지역을 신선한 방식을 기대 했으나 전작의 로케를 거의 그대로 활용하면서 신선함을 주지 못했고, 망콴이란 새로운 종족에 바랑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까지 잘 벼려놓고도 중심에 세우지 못한 아쉬움. 싸움의 방식이나 갈등에도 복잡성을 부여하지 못했다 보니 소모품처럼 쓰고 버려지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그러니 작품은 <아바타: 불과 재>가 아니라 <아바타: 물의 길 2> 라고 지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정도, 전작의 일부 서사를 교체한 체 평행세계를 그린게 아닐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인것 같습니다.


감정과 갈등의 활용 방식도 아쉬웠습니다. 아바타는 꽤나 오랜시간 쌓아온 감정의 층위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죠. 아들을 잃은 네이티리, 두 아빠를 둔 스파이더라는 존재와 돌연변이 아이들등 복잡한 관계적 갈등, 그리고 인간 대 나비, 제이크와 쿼리치등 다룰 감정도 갈등도 이미 켜켜이 쌓여있으니 어떻게 엮을까 고민만 하면 되는데, 끝도 없는 감독의 욕심은 또 다른 갈등 양상을 만들어 내기 위해 이번에는 가족 내부의 분열까지 엮어 냈습니다.


그러니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갈등으로 시작된 불길은 초반 가족을 무너트릴 듯 무섭게 뻗어나갔는데 이상하게 뒤로 갈 수록 흐지부지. 화상을 입을듯 깜짝 놀래 뛰쳐나간 아이들에게 성장의 필요성을 강요하고 이끌어 낼뿐 그렇게 큰 울림이나 감동은 없었습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해서일까. 갈등의 굴곡이 있어야 할 곳 마저 평평하게 깎여 버린 영화는 되려 감정이 응축하고 폭발해야 할 지점들조차 큰 폭발 없이 잔잔하게 흘러 갔고, 눈으로 담을 건 많았으나 가슴에 남는 건 잘 없는 그런 영화였네요.


그럼에도 평점을 남기자면 4/5점. 서사적 아쉬움을 덮어버릴 만큼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할 수 있는 극강의 체험을 선사해준 것에 대한 감사와 경외심. 제임스 카메론이 아니면 누가 이런걸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존경에는 흔들림이 없었기에 결코 점수를 낮게 줄수는 없었습니다. 모든 과목이 다 만점인데 하나쯤은 못해도 괜찮잖아요. 그러니 이번 영화 꼭 극장에서 감상하시길 바라며, 이왕이면 3D로 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해외 로튼 토마토 평론가 평은 76 / 메타크리틱 61 국내 키노라이츠 평가 82 / 네이버 9.18 / CGV 에그지수 93입니다. 국내 평가가 훨씬 좋은 분위기네요. 더 자세한 리뷰와 해석은 영상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즐거운 관람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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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튜버 <현이버스>

https://www.youtube.com/@hyunni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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