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직장인의 Tesco Meal Deal 발견기
0. 런던 직장인 점심 - 밀딜 극혐하던 내가 테스코에 꽂힌 이유
원래 나는 Meal Deal을 정말, 진심으로, 극혐!했다.
런던 처음 왔을 때 한두번 먹어보고는, 건조한 샌드위치에 미지근한 음료, 애매한 과자… ‘이걸 왜 먹나’ 싶은 마음이였다.
그때만 해도 내 점심 취향은 확실히 고정 – 샐러드 아니면 회사 앞 비빔밥 테이크어웨이집. 참고로 여기 줄 길이 진짜 길다. 한국 파이팅.
다만 재택할 땐 집에서 뭐 대충 먹는 경우가 많다. 근데 집에서 요리하기 귀찮은 날 있잖아…?
그럴 땐 그냥 아래로 쪼르르 내려가서 집 앞 테스코에서 밀딜 하나 픽업. 한 3분이면 점심 해결.
1. 테스코가 뭐냐면?
영국 전역에 있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이고,
편의점 사이즈인 Tesco Express 부터, 홈플러스나 코스트코 크기까지 규모도 다양하다.
런던 시내엔 작은 Tesco Express가 거의 5분마다 하나씩 있는 느낌이고, 우리 집에서 1분거리에도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계급의 나라 영국엔 마트도 아래처럼 계급으로 나뉜다.
나는 개인적으로 1인용 음식이 많고 디저트와 과일이 맛있는 M&S를 선호하는데 Tesco만큼 자주 보이진 않는 것 같다. 예전에 살던 동네에 M&S가 크게 있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운이 좋았다.
2. 밀딜이 뭐냐면?
내가 거의 일주일에 한번씩 가는 회사 앞 비빔밥 집과 나의 야채 쿼타를 위해 거의 매일가는 샐러드 집은 기본 10~12파운드이다. 환율 1,870원 기준 한화로 거의 2만원인 셈이다.
영국 편의점에서 파는 점심 세트인 밀딜 구성과 가격은 어떨까?
(1) 메인 (샌드위치, 랩, 샐러드, 스시 롤 등) + (2) 스낵 (과일 컵, 요거트, 디저트, 감자칩(...)) + (3) 음료 (탄산수, 커피, 코코넛 워터, 프로틴 쉐이크) 를 골라서 세트 가격에 산다. Tesco는 회원카드를 찍으면 3.6파운드에 살 수 있다. 약 6,500원 정도 하는 셈이니 한국 여의도 점심가격보다 싸다.
광고 아니고, 런던에서 살려면 어쩔 수 없이 먹게되는 존재이다.
실제로 영국인들은 밀딜을 많이 먹는다. MBA 외국친구들과는 밀딜의 밍밍한 맛에 대해 많은 뒷담을 하지만, 영국인들은 의외로 좋아하는 것 같다... 역시 나와 미각이 다르다.
3. 오늘의 밀딜 셋업
런던은 점심 시간이 짧다. 대부분 책상 앞에서 먹으면서 일하기 때문에, 점심 시간에 느긋하게 요리해서 먹기는 불가능하다. 요리하기 귀찮은 날, 그냥 집에서 나와서 이 코너 앞에 서면 모든 고민이 끝난다.
오늘은 건강한 척 하면서 코코넛 워터를 골랐다. 운동 갔다온 날은 프로틴 쉐이크를 먹으려고 노력한다. 한국 편의점 삼각김밥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