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네가 옳다》 - 황정미
“선생님! [예쁘다, 아름답다]라는 단어는
약간 타인의 시선이 가미된 단어 같고,
[멋지다]라는 단어는
개인의 주관적인 감정이 들어간,
음, 그 사람을 제대로 보고 평가하는 단어 같아요”
-p.285
이 책의 저자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남들보다 조금 짧은 한쪽 다리와 조금 긴 마음을 가진 멋진 선생님”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한쪽 다리가 남들에 비해 조금 짧은 장애를 가진 여성이다.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특이한 공부방을 운영해왔다. 아이들의 집으로 찾아가는 과외 선생님이 아니라, 아이들이 찾아오게 만드는 엄마 선생님이었다.
책에는 그동안 저자와 함께 생활하고 공부한 몇몇 아이의 상처가 담겨있다. 저자는 성적 향상이라는 명목 하에 아이들을 포용했고, 동시에 그들의 상처까지 떠안았다. 그리고 제대로 말할 줄 모르는 아이들과 제대로 읽을 줄 모르는 부모들 사이에서 그들의 번역기가 되어주려 노력했다. 때로는 대나무숲이 되어주기도 했고, 때로는 비둘기가 되어주기도 하면서.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과거를 비워내기도 했고,
그래서 아픔을 승화하고,
고개 숙인 아이들의 삶을 명료화하면서
아픔의 무게를 쪼개는 그 과정이
결국 나를 살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글을 써야 했던 것이다.
- p.292
이 책은 지금까지 멋진 선생님으로 살아온 저자가 남은 인생을 멋진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내딛는 첫 발걸음이 아닐까 싶다. 지금껏 학생들에게만 열어두었던 공부방의 문을 더 많은 사람에게 허락하기 위해 저자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저자의 중간 정산 같은 책이다.
더 많은 사람과 더 많은 사연을 담기 위해 저자는 이 책을 쓴 것이다. 비워야 채울 수 있고, 써야 들을 수 있기에.
나는 이제 어떤 장소, 어떤 환경에서도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음악이 없으면 한 글자도 써 내려갈 수 없습니다.
(…)
발라드를 접하게 해 주고
그 발라드의 가사를 읽어주면서
자기의 마음이 그렇다고 말해주었던 제자들이 너무 고맙습니다.
- p.301 (에필로그 中)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이유로 글을 쓰기 시작한 같은 초보 작가로서 특히나 그녀의 에필로그가 와 닿았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내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카페에도 발라드가 흘러나오고 있다. 매일 오는 카페이지만 이곳에서 발라드를 틀어준 날은 단 하루도 없었는데 신기한 일이다. 지금 흘러나오는 노래가 왠지 저자의 마음 같아서, 나 역시 그녀의 제자들처럼 그녀에게 노랫말을 선물하며 서평을 마친다.
당신에게 드릴 게 없어서 나의 마음을 드려요
그대에게 받은 게 많아서 표현을 다 할 수가 없어요
…
어떤 이유로 만나 나와 사랑을 하고
어떤 이유로 내게 와 함께 있어준 당신
부디 행복한 날도 살다 지치는 날도
모두 그대의 곁에 내가 있어줄 수 있길
아이유 - 마음을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