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영혼을 지키는 것

행복한 시 읽기(13) 릴케의 시

by 박현

릴케(1875-1926)는 인간의 고독을 노래한 시인이다.

릴케의 시를 읽으면 여운이 남는다. 그것은 인간의 마음속 풍경을 바라보고 쓰는 일에는 깊은 사유가 필요했을 것이고, 그 대가로 얻은 감성적이면서 세련된 문장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인간 내면을 들여다보았던 시인에게 사랑에 대한 깊은 성찰은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집필하던 시기에 그는 특히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거기에 나오는 유명한 문장을 인용해 본다.


“사랑이란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의 시 「사랑의 노래」에서는 '현악기의 비유'를 써서 더 완전한 사랑을 말한다. 릴케의 사랑에 대한 정의가 개인적인 체험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철학적 사유에서 비롯된 것이지 알 수 없지만, 시인은 사랑을 영혼의 폭풍으로 노래하지 않는다. 시인은 사랑을 할 때 어떻게 서로의 영혼을 지킬 수 있는지 묻는다. 그것은 '고요하고 낯선 곳'에 영혼을 두는 것이다. 만약에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하나로 묶어주는 달콤한 노래가 된다. 시를 읽으면서 팽팽한 줄이 서로 닿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는 연주자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마치 활이 두 개의 줄을 울려 하나의 음을 만들어내듯 우리를 하나로 묶는다.”




우리는 사랑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내가 젊은 시절 릴케의 사랑을 꿈꾸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서로의 영혼을 포개어 놓치 않고 바라보았더라면. "이제 혼자인 자는 오래도록 혼자이리"(릴케의 시 '가을날'에서 인용)에서 처럼 내 영혼을 지켰더라면.




Wie soll ich meine Seele halten, dass
sie nicht an deine rührt? Wie soll ich sie
hinheben über dich zu andern Dingen?


Ach gerne möchte ich sie bei irgendwas
Verlorenem im Dunkel unterbringen
an einer fremden, stillen Stelle, die
nicht weiter schwingt, wenn deine Tiefen schwingen.


Doch alles, was uns anrührt, dich und mich,
nimmt uns zusammen wie ein Bogenstrich,
der aus zwei Saiten eine Stimme zieht.


Auf welches Instrument sind wir gespannt?

Und welcher Spieler hat uns in der Hand?
O süßes Lied.


어떻게 해야 내 영혼이
너의 영혼에 닿지 않게 지킬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그것을 너 너머의 다른 것 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까?


아, 나는 그것을
어두운 어딘가 잃어버린 것 옆에,
고요하고 낯선 장소에 두고 싶다.
네 깊은 곳이 진동할 때, 내 영혼이 흔들리지 않는 곳에.


그러나 우리를 건드리는 모든 것은 — 너와 나를 —
마치 활이 두 개의 줄을 울려 하나의 음을 만들어내듯

우리를 하나로 묶는다.


우리는 어떤 악기에 매달려 있는 것일까?
누구의 손에서 연주되고 있는 것일까?
오, 달콤한 노래여.


- 릴케의 시「사랑의 노래」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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