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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해서 피곤합니다

직장인 고민상담소

by 겨울나무

Photo by 胡 卓亨 on Unsplash





요즘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개인 SNS 계정을 묻는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유튜브까지 나에 대해서 알리는 채널이 참으로 다양하고 풍성해졌다. 사용방법도 점차로 쉬워지고 알려주는 채널도 많아서, 쉽게 시작해볼 수 있다. 누구나 나의 생각과 감정과 일상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공감과 지지를 얻으면서 즐거움을 넓혀간다.


자신을 드러내는 여러 채널이 일상이 된 요즘을 보면서, 문득 나를 쉽게 드러내기 어려운 사람들, 소위 내향적인 사람들에게는 참 도전적인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향적인 사람들 중에서도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보며 반성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에게는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이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이다. 이미 지난 일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해보아도 마음이 풀어지지 않을 때 나 자신의 소심함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이켜보게 된다.



"남들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데 전 그게 잘 되지 않아요. 일을 마치고 나면 혹시 내가 잘못한 부분이 없나 되짚어보게 되고, 행여 부정적인 얘기라도 들으면 생각은 수만 가지로 늘어납니다. 간혹 안 좋은 얘기를 들으면 뭐라고 한 소리 하고 싶다가도 괜히 얘기했다가 사이만 불편해질 것 같아서 마음속에 있는 얘기도 다 하지 못합니다. 제 속을 모르는 사람들은 착하다고 칭찬하는데, 소심한 제 모습이 답답할 때는 그 말이 바보 같다고 놀리는 말처럼 들리고는 합니다. "



누구나 작은 일을 그냥 넘기지 못하고 마음에 담아둘 때가 있다. 적당한 정도라면 신중하고 주변에 대한 배려가 깊은 사람으로 보일 수 있으나, 지나칠 때는 소심하고, 작은 자극에도 예민해져서 스스로도 피곤해진다.

남들 보기에는 사소해 보이는 자극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것은 부정적인 반응에 대한 예민함과 관련이 깊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주변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하거나 반응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되면, 지나간 행동에 대해서 여러 후회와 아쉬움이 남고, 앞으로 해야 할 행동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워지게 되기 마련이다. 소심한 마음에 피곤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내가 놓친 것이 아니라 얻은 것을 탐색한다

지나간 것을 흘려보내지 못하고 마음속에 잡아두는 것은 놓친 것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 때문이다. ‘지나간 것은 모두 의미가 있다’는 노래 가사처럼, 모든 경험에는 이루지 못한 것뿐 아니라 얻어낸 것도 함께 공존한다. 지나간 것의 의미를 발견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시간의 흐름을 붙잡지 않고 대범하게 흘려보내는 데에 도움이 된다.


2. 자신의 대처능력을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혹시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때 대처하면 된다. 지난 일을 곱씹고 반성하는 것은 혹시 문제가 생길 경우를 염려해서이다. 과거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문제가 생길는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때 대처하면 된다.

긴장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낮게 평가하게 되면, 소심하게 행동하기 쉽다. 자신의 강점과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하거나 작은 부분으로 과소평가하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보자. 겸손해야 한다는 덕목에 갇혀서 부족한 점에 집중하다 보면 자신의 대처능력을 과소평가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 안에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잠재력이 숨어있다.


3. 조금씩 일단 표현해본다

소심해서 피곤하다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돌이켜 보면 그때 얘기하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후회이다. 그때 그렇게 말했어야 했는데, 머뭇거리다가 내 몫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후회가 남으면 자신이 책망스럽다. 머뭇거리는 상황을 살펴보면, 지금 말해도 되나,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흔하다. 처음부터 완벽한 모습을 그리고 표현하려고 하면 시작하는 것이 어렵고, 시기를 놓쳐버린다.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처음부터 매끈하게 이루어질 수는 없으니,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SNS에 쉽게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먼저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혹시라도 부정적 반응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보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먼저 찾고, 그것에 포커스를 둔다. 어떤 것이 정확한가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의 행동에 대한 결과의 양면 중에 어디에 포커스를 두는가에 따라서 세상을 대하는 내 마음은 달라진다. 소심해서 피곤하다면, 지금 긍정적인 방향으로 포커스를 좀 더 옮기려고 노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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