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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의 고민

직장인 고민상담소

by 겨울나무

Photo by Tim Gouw on Unsplash


딸아이의 어린 시절 장래희망은 ‘유치원 데려다주는 엄마’가 되는 거였다. 다른 아이들은 엄마가 데려다주는데, 항상 할머니와 함께 유치원에 가는 것이 못내 서운하고 속상했던 모양이다. 그 아이는 이제 자라서 본인이 했던 그 얘기를 기억도 못하지만, ‘유치원 데려다주는 엄마’가 되지 못했던 나는 딸아이의 귀엽지만 애잔한 장래희망을 잊지 못한다.




"회사에서도 눈치가 보이고 집에 가면 아이한테도 미안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고 싶지만, 아이 데리러 가야 하는 시간 체크하느라 퇴근 시간이 되면 시계부터 쳐다봐야 하는 제 처지가 아주 속상합니다. 애도 잘 돌보지 못하면서 일도 잘 못하는 것 같고,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이 엉망이 된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아이를 봐주고 계신데, 저는 모성애가 별로 없는 엄마인지 주중에는 별로 보고 싶지 않아요. 주말에는 꼭 가려고 하는데, 솔직하게 말하면 가끔 피곤해서 잠자고 싶은 날도 있습니다. 가끔 나는 엄마 자격이 없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나중에 아이를 데리고 오려고 하는데 그때 제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


일하는 엄마들은 종종 미안함과 무력감을 느낀다. 아이에게 미안하고, 한 몸으로 일과 육아를 다 잘할 수 없음을 인식하면서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아이가 어릴수록, 성취에 대한 욕구가 클수록, 양육에 참여하는 지지자원이 넉넉하지 않을수록 경험하는 스트레스는 더 클 것이다.

결혼과는 달리, 부모역할은 질적으로 다른 변화이다. 기존 생활방식과 태도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생긴다. 부모라는 새로운 역할에 대한 불안감도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엄마’는 다른 새로운 역할과 마찬가지로 익숙해지고 숙련되기까지는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1. 내가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라

가사와 육아, 그리고 직장 생활 모두를 혼자서 다 감당할 수는 없다. 워킹맘은 슈퍼우먼이 아니다. 모성애는 여자라면 타고나는 본능이 아니다. 처음 해보는 엄마 역할은 서툴고, 실수하고, 도움이 필요한 것이 당연하다. 부모 자녀 관계도 인간관계이고, 내 아이를 양육하고 다루는 기술을 익히는 데에는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우선순위를 정하고, 후순위는 기대 수준을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2. 자신에게도 투자하라

진정으로 아이의 기쁨을 염려한다면 스스로에게도 시간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투자할 필요가 있다. 엄마가 스트레스를 제 때 관리하지 못하면, 그 결과는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굳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일 필요는 없다. 주말에 남편과 아이를 두고 한두 시간 나만의 운동시간을 갖는 것도 좋고, 가끔은 집과 직장의 체바퀴를 벗어나서 친구와의 모임에 다녀오는 것도 필요하다.


3. 함께 하는 시간이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

함께 하는 시간이 적다고 죄책감을 가진다면, 시간의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는 연구결과를 기억한다. 적은 시간이라도 아이와 함께 있을 때는 그 시간에 충분히 몰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 몰입을 높이기 위해서 죄책감을 지우는 것이 필수적이다.


4. 경력을 장기적으로 봐라

육아를 담당하면서 이전과 동일한 강도로 업무에 임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라면 조바심을 내면서 두 가지 역할 간에서 혼란을 경험하는 것보다는 경력계획 안에 포함시키는 것이 불안감을 다스리는 데에 도움이 된다.


5. 당당 하라

일하는 엄마로서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아이를 사랑하는 것과 죄스러워하는 것은 매우 다르다. 당당하지 못하고 아이의 눈치를 보거나 죄책감에서 비롯된 비 일관적인 태도는 아이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 사랑한다면, 더욱 열심히 일하고, 더 많이 사랑해준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일하는 엄마는 아이에게 미안하고, 아이의 투정 하나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오래 기억한다.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그 나이 때의 여러 투정 중의 하나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엄마가 가정과 직장에서 두 가지 역할을 병행하는 것에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일관적이고 안정적인 애정을 주는 것이다. 어떤 엄마도 자녀에게 모든 것을 제공해줄 수는 없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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