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엄마”

by 유일한


설사 이제 누군가 나에게 가정환경을 물었을 때 나는 솔직하게 말할 준비가 언제든 되어있었다. 더 이상 그들의 시선은 나에게 의미가 없었다.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오고 버텨왔던 나에게 그들의 지나친 편견이나 이유 없는 비난은 작은 먼지와 같다.


하늘색 벽지가 곱게 발린 방이 좋았던 나는 이 집을 떠나기 싫었다. 하지만 2년은 금방 다가왔다. 감사하게도 엄마는 건강하게 회복하셨다. 맡으셨던 일들도 점점 잘 풀리게 되었다.


“띠리링”


2년 뒤에 다시 돌아올 거라며 깨끗이 쓰라던 주인아줌마로부터 전화가 왔다. 엄마와 나는 긴장했다. 그런데 전화를 끊은 후 엄마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왜…? 뭐라셔?”


“이 집을 우리한테 팔고 싶다네.. 아주머니가 암에 걸려서 돈이 필요하다고 하셔”


마음이 아팠다.

누구보다 그 마음을 알기에 더욱 가슴이 미어졌다.


머리도 복잡했다.

긴 고민끝에 엄마와 나는 전세와 매매가가 얼마 차이 나지 않음을 확인하고 집을 매수하기로 했다.

타이밍이 맞지 않아 전셋집은 다른 매수인이 나타났고우리는 같은 동, 다른 층에 거주하게 되었다.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는 나를 은행에 함께 데려갔다.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하며 불안한 눈빛으로 연신 나를 쳐다보았다.

“우리 이렇게 해서 같이 갚아나가면 괜찮겠지?”

“응, 괜찮아.”


아무것도 모르는 나를 데려간 엄마는 어떤 심경이었을까?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냥 엄마가 나를 너무나 의지하고 있다는 생각에 괜찮다고만 대답했다.


“엄마, 우리는 다 해낼 수 있어, 엄마가 나한테 항상 이야기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