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요즘 콘텐츠를 못 보는 진짜 이유

이현승의 마케팅 인사이트 ep.04

by 이현승


플랫폼은 넘쳐나고, 알고리즘은 날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점점 콘텐츠를 '보지 않게' 됩니다.


문제는 '양'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많은 콘텐츠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하루에 수백 개의 포스트를 스크롤하고, 수십 개의 영상 썸네일을 지나치죠.


문제는 '에너지'입니다. 사람들은 더는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습니다. 이해하고, 반응하고, 맥락 속에서 '읽는 일'에 지쳐버렸습니다. 우리는 콘텐츠가 아니라 '피로'를 소비하고 있었던 셈이죠.


마케팅은 '정보'가 아닌 '해석'의 언어입니다


많은 병의원 브랜드는 여전히 말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오래되었고, 이런 장비를 도입했고, 이런 시술을 잘합니다."


그런데 환자는 그 말의 '결'을 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정보를 선택하지 않죠.


사람들은 스크롤을 멈추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건 콘텐츠가 빨라서가 아니라, 아무 감정도 건드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정보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감정만이 반응을 만듭니다.


실제로 제가 진행했던 한 치과의 SNS 콘텐츠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초기에는 "디지털 장비 도입", "정밀한 교정 가능"이라는 정보성 문구로 접근했습니다. 반응은 미미했죠.


하지만 "교정을 시작하려 했는데, 나이 때문에 망설이셨죠?"라는 문장으로 바꾼 후, 동일 예산에서 CTR이 2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정보에서 감정으로, 설명에서 공감으로 초점이 옮겨졌을 뿐입니다.


또 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한 피부과에서 "여드름 레이저 치료 전문"이라는 문구는 전혀 클릭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거울 보기 싫어서 고개 숙이고 다니시나요?"로 바꾸자, 문의가 3배 증가했죠. 같은 치료, 같은 의사, 하지만 완전히 다른 결과였습니다.



콘텐츠가 아니라, '맥락'을 만들어야 합니다


플랫폼은 말합니다. 더 많이 올리라고요. 병의원은 고민합니다. 뭘 올려야 할지.


그러다 보니 반복적으로 생산되는 것은 '의료 정보', '시술 전후 사진', '원장 인터뷰'입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이제 '경쟁 콘텐츠'가 아니라 '무관심의 콘텐츠'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콘텐츠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언제나 맥락 속에서만 의미를 가집니다.

'사랑니 발치'에 대한 글도, "요즘 자주 아프셨죠?"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면 사람들은 자신을 향한 말로 인식합니다.


병원 콘텐츠의 본질은 정보가 아닙니다. 그 정보가 어느 타이밍에, 어떤 문장으로 '도착했는가'가 중요합니다.

맥락은 시간과 상황에서 만들어집니다. 월요일 아침에 보는 콘텐츠와 금요일 밤에 보는 콘텐츠는 같은 내용이라도 다르게 받아들여지죠. 스트레스받는 상황에서 만나는 메시지와 여유로운 순간에 만나는 메시지는 완전히 다른 울림을 줍니다.



감정의 패턴을 읽어야 합니다


사람들의 감정에는 일정한 패턴이 존재합니다. 특히 의료 서비스를 찾는 사람들의 감정은 더욱 예측 가능하죠.


불안, 미루기, 후회, 결심, 의심, 안도. 이 6단계를 거쳐 환자는 병원 문을 두드립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병원 콘텐츠는 이 감정의 흐름을 무시하고 '결과'만 보여줍니다.


"임플란트 성공 사례"보다 "임플란트 무서워서 몇 년째 미루고 계신가요?"가 더 강력한 이유입니다. 후자는 환자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 그 자체를 직접 건드리니까요.



콘텐츠는 소비되지 않습니다. 감정만이 경험됩니다


사람들은 정보를 기억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정보를 접했을 때 느꼈던 감정은 오래 남습니다.

그래서 병의원 마케팅은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감정의 구조화가 되어야 합니다.


'깨끗한 병원', '친절한 의료진', '정직한 진료'라는 말은 더 이상 아무런 힘을 갖지 못합니다. 모두가 말하고 있으니까요.


그 대신, "진료 후 아무 말 없이 어깨를 토닥여주는 간호사" 이 한 장면이 더 많은 공감을 만듭니다. "수술 전날 밤, 걱정되는 마음을 알아주는 원장님의 안심 전화" 같은 구체적인 순간들이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들죠.


디지털 피로 시대의 콘텐츠 전략


우리는 디지털 피로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정보 과부하로 인해 사람들의 주의력은 계속 분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콘텐츠는 더 이상 '많은 것'을 말해서는 안 됩니다. '정확한 한 가지'를 말해야 합니다.


병원 마케팅에서 가장 큰 실수는 한 번에 모든 것을 말하려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친절하고, 깨끗하고, 실력도 좋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이런 메시지는 결국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과 같죠.


대신 한 번에 하나의 감정만 건드려야 합니다. "오늘따라 유독 치아가 시린 이유"라는 제목으로 충치 예방의 중요성을 말하거나, "마스크 벗기 무서운 요즘"이라는 문장으로 치아 미백의 필요성을 어필하는 방식입니다.


우리는 콘텐츠를 안 보는 게 아닙니다.

그저, 우리를 보는 콘텐츠가 드물어진 것입니다.


병의원 마케팅도 이제 '많이 말하는 것'보다 '정확히 건드리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백 개의 정보성 포스트보다 한 개의 공감 메시지가 더 강력하니까요.


저는 13년간 수백 개 병원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정보의 양이 아니라, 감정의 타이밍이 마케팅의 전부임을 실감해왔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의료진과 장비를 갖춘 병원이라도 환자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결국 빈 병원이 되죠.


이제는 물어야 할 때입니다. "지금 이 콘텐츠, 진짜 누군가의 하루에 닿을 수 있는가?" "이 메시지가 누군가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가?" "이 한 문장이 누군가에게는 용기가 될 수 있는가?"


"마케팅은 단순한 말이 아닙니다. 감정을 설계하고, 구조를 짜고, 결국은 '보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도 성과가 없다면, 그건 ‘실행’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어디부터 어긋난 건지, 제가 직접 진단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전액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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