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승의 마케팅 인사이트 ep.03
어제 미팅을 하다가 클라이언트가 물었습니다. "다들 하는 마케팅, 이게 될까요?" 저는 웃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답했죠. "그게 바로 문제입니다. 다들 하는 마케팅은 아무도 듣지 않거든요."
순간 깨달았습니다. 모든 브랜드가 놓치고 있는 가장 본질적인 것이 있다는 걸요.
바로 '말을 거는 감각'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에만 반응합니다. 광고든 카피든, 말이 많다고 귀 기울이는 게 아니라 '나한테 하는 말 같다'고 느껴질 때 비로소 그 브랜드와 관계를 맺기 시작합니다. 하루에 수천 개의 메시지가 쏟아지는 시대에, 결국 살아남는 건 '내게 말을 거는' 바로 그 한 줄입니다.
대부분의 브랜드는 말이 많습니다. '○○ 효과', '고객 만족도 ○%', '특별 이벤트', '파격 할인'... 그 말들이 다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말 대부분이 브랜드 자신의 이야기라는 거예요.
그건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말을 거는 게 아니라 소비자 앞에서 독백을 하고 있는 겁니다. 마치 파티에서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사람처럼 말이죠. 듣는 사람은 점점 지루해지고, 결국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10년 넘게 광고를 해오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우리 브랜드 어떻게 어필해야 할까요?"입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어필이 아니라 '어필할 상대가 누구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입니다.
최근 한 치과 클라이언트와 작업할 때였습니다. 그들은 계속 "우리 병원의 20년 경력", "최신 장비 도입" 같은 이야기만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정작 환자들이 리뷰에서 가장 많이 언급하는 건 "상담할 때 눈을 마주쳐 줘서 좋았다", "무리하게 권하지 않아서 믿음이 갔다"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진짜 말을 거는 브랜드는 "당신 요즘 이런 고민 있지 않나요?"라고 시작합니다. 말의 주어가 '우리'가 아니라 '당신'일 때, 그 말은 비로소 대화가 됩니다.
"○○치과는 언제나 정성을 다합니다"라는 문장은 그 누구에게도 말을 걸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아픔을 이해합니다. 여러분들의 주치의가 되겠습니다.” 는 다릅니다. 그건 누군가의 마음속 불안에 조용히 말을 겁니다.
실제로 제가 담당한 한 치과에서 이 카피를 메인으로 바꾼 후, 상담 예약이 10% 이상 증가했습니다. 기술이나 장비 설명을 넣지 않았는데도 말이죠.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브랜드에 먼저 마음을 열게 됩니다.
당신의 브랜드는 지금 누구에게, 어떤 말투로, 어떤 감정으로 말을 걸고 있나요? 그것이 브랜드 언어의 출발점입니다.
치과 클라이언트들과 작업하면서 가장 자주 보는 패턴이 있습니다. 모든 콘텐츠가 '우리 치과는'으로 시작한다는 거예요. "우리 치과는 ○○○합니다." "저희는 ○○ 장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는 그 말에서 자신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왜냐면 그건 치과가 자기 자신에게 말하는 방식이니까요.
이런 경험 있으시죠? 처음 만난 사람이 자기 자랑만 계속 늘어놓을 때, 점점 그 자리에서 빠져나가고 싶어집니다. 치과 마케팅도 마찬가지예요. 아무리 훌륭한 의료진이 있고, 최신 장비가 있어도, 그 이야기만 계속하면 환자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립니다.
환자에게 말을 걸려면 그들의 걱정, 두려움, 상황부터 인정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잇몸이 자꾸 피나세요?" "충치가 다시 생길까봐 걱정되시죠." "이번엔 정말 아프지 않았으면 하시죠."
이게 바로 말 걸기의 시작입니다. 환자의 마음을 먼저 읽어주는 것이죠.
제가 클라이언트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환자 입장에서 써보세요. 우리 치과 입장에서 말고요."
많은 브랜드들이 착각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마케팅이 설득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고객이 납득할 거라고 믿죠.
하지만 사람들은 논리로 구매하지 않습니다. 감정으로 구매하고, 논리로 합리화할 뿐이에요. 스타벅스 커피가 다른 카페보다 맛있어서 가는 게 아니잖아요. 그곳에서 느끼는 분위기, 감정 때문에 가는 거죠.
브랜드는 말로 설득하는 게 아니라, 감정으로 연결되는 순간을 만드는 일입니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건 말이 아니라 그 말을 통해 느꼈던 '기분'입니다.
애플이 "1000곡을 주머니에"라고 했을 때, 기술 스펙을 나열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사용자가 느낄 감정을 상상하게 했죠. 음악을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는 자유로움, 그 설렘을 팔았던 거예요.
그래서 진짜 말을 거는 브랜드는 팔기보다 먼저 이해하려고 합니다. 설명보다 먼저 귀를 기울입니다. 나이키가 30년간 'Just Do It' 하나로 버텨온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운동화를 파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다'는 마음을 팔았으니까요.
같은 말이라도 언제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들립니다.
"치아 교정 고민되시죠?"라는 말을 생각해보세요. 길거리에서 갑자기 들으면 광고처럼 느껴지지만, 치과 검진을 받고 나서 들으면 위로처럼 다가옵니다.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메시지 자체가 아니라, 그 메시지를 받을 준비가 된 사람을 찾는 것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그냥 소음일 뿐이에요.
최근 한 치과와 작업할 때 깨달은 게 있습니다. 똑같은 "잇몸이 자꾸 붓나요?" 메시지라도, 비 오는 날 날씨 정보와 함께 보내면 반응률이 2~3배 높아졌습니다. 날씨 변화로 잇몸이 더 민감해지는 분들에게 정확한 타이밍에 말을 건 거죠.
그래서 저는 클라이언트들에게 항상 묻습니다. "이 메시지를 누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볼 건가요?" 콘텐츠는 맥락 속에서만 살아납니다.
10년 넘게 이 일을 하면서 확신하게 된 게 하나 있습니다. 좋은 마케팅은 대화라는 것입니다.
대화는 상호작용입니다. 말하고, 듣고, 반응하고, 다시 말하고. 그 과정에서 관계가 생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브랜드는 일방향 소통을 합니다. 자기 할 말만 하고 끝이에요.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진짜 대화가 되려면 '듣기'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요즘 잘 나가는 브랜드들을 보세요. 댓글 하나하나에 답을 달고, 고객의 작은 반응에도 귀를 기울입니다. 그들은 알고 있어요. 마케팅이 말하기가 아니라 들어주기라는 걸.
얼마 전 한 치과 클라이언트가 환자 후기에 일일이 답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방문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같은 진심 어린 관심 표현이었는데, 재방문율이 10% 이상 올랐습니다. 환자들은 자신을 기억해주는 치과를 다시 찾게 되었거죠.
그래서 마케팅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입니다. 우리가 고객에게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지, 어떤 관계를 만들고 싶은지가 모든 전략의 출발점이에요.
당신의 브랜드는 지금 누구에게 말을 걸고 있나요? 그리고 그 말, 진짜로 닿고 있나요?
"마케팅은 설명이 아닙니다. 어쩌면 감정을 건드리는 말 단 한 줄입니다."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도 성과가 없다면, 그건 ‘실행’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어디부터 어긋난 건지, 제가 직접 진단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전액 무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