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현대 생활식서 글을 쓰면서 참 많은 곳에서 쌀을 사 먹었다. 백화점, 마트, 편의점 심지어는 국내외를 돌며 기회가 되면 쌀을 사 먹었다. 그러다 보니, 반복되는 행동이 참 번거로웠다.
내가 직접 먹을 양을 살 때는 적은 용량이라 쉬웠다. 이리저리 포장지를 돌려보며 도정 일자를 찾아보는 것이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 하니 귀찮지 않았다. 그런데 짐을 실컷 들고 있는 날엔 도정 일자를 찾는 일은 꽤나 번거로웠고 핸드폰을 꺼내 오늘이 며칠인지 확인할 땐 손이 모자랐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도정 일자로부터 3-5일 정도가 된 쌀인 경우에는 그보다 신선한 쌀을 찾겠다고 이리 뒤적 저리 뒤적 했으니 아이가 있는 엄마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트에 갈 때마다 쌀을 사는 사람이 많다. 나도 그랬다. 어떻게 마트에 갔는데 쌀만 사 올 수 있을까. 고기도 사야 되고 양파도 한 무더기 살 때면 계산대에서 고민에 휩싸인다. 쌀... 온라인으로 배송시킬까...? 그나마 적은 용량을 산다고 해도 4킬로. 장본 것 다 합치면 적어도 5킬로. 차가 있으면 괜찮지만 퇴근길에 잠시 들른 마트에 차를 가져갔을 리는 만무. 주말에 다시 와야겠다 생각하고 내려놨던 적도 있다.
요즘은 온라인으로 장을 보는 업체들이 많이 생겼다. 덕분에 정기 배송 서비스를 쉽게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쌀'을 위한 정기 배송 업체는 사실 없다. 그러다 보니 정기 배송을 받을 수 있는 최저 가격을 채워야 하니까 다른 걸 더 담아야 하고, 도정 일자를 그때그때 확인하면서 살 수 없다. 1-2인 가구 혹은 아이 먹을 곡물을 구입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소용량 곡물 정기 배송 업체는 손에 꼽는다.
앞 편(쌀에도 신선 섭취 일자가 필요하다.)에서 얘기했듯이 쌀은 신선 식품이다. 도정 후 2주 이내에 먹는 게 좋다. 그러나 1-2인 가구가 2주 동안 먹을 수 있는 소량을 정기 배송하는 곳은 드물다. 아니 없다. 심지어는 정기 배송을 신청하면 양을 조절하기도 힘들다. 신선하게 먹으래야 먹을 수가 없다.
대안이 필요하다. 곡물 (특히 '쌀')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 필요하고, 적은 양으로도 정기 배송이 가능한 곳이 필요하고, 그때 그때 필요에 따라 양을 조절할 수 있는 곳이면 더 좋겠다. 곡물을 신선 식품으로 여기는 곳이 필요하다.
현식이의 호기심
쌀이 신선식품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공급하는 사람도, 구입하는 사람도 늘어나야 좋은 선순환이 생기지 않을까.
현대 생활식서 by 현식이
단순히 살기 위해 먹는 시대에서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식(食)'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식(食)'의 의미는 무엇이며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잘 먹기 위해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가볍게 때론 진지하게 고민해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