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설]
1.
필력보다 관점, 정보보다 사고, 지식보다 경험.
언제쯤 내 글에 나도 남도 만족할지 모르겠다만, 이 세 가지가 나름 글쓰는 마음이다.
글이 업이 아니어도
글은 어느 정도 나를 걸치고 있으니,
잘쓰고 싶다.
아직 관점도 사고도 무르익지 않아,
글은 주로 경험에서 퍼다 쓴다.
그 경험마저 알량해서 쓰면서도 허하다.
그래서 문장이라도 담백하게 쓰려 애쓴다.
훑어보니 말에 군더더기가 많아 비문이 는다.
이유를 생각해봤다.
겸손이 지나쳐, 책임을 피하려, 재수없을까 이말저말 붙이니 글이 지저분했다.
공인도 작가도 아니니 그럴 필요는 없었다.
재주가 모자라 글이 담백하지 못하니 단정적으로라도 쓰련다.
단정적으로 썼다고 담백한 글은 아니겠다만, 지저분한 공손보다 차라리 낫다.
그게 읽어주는 이에게 차릴 예의다.
무명의 글을 읽어주는 데 시간까지 구걸해서야 되겠는가.
나는 지금 내 글이 단정적인 이유를 길게 변명하고 있다.
2.
경험은 한계가 있다.
글감으로서 퍼다 쓰면 곧 바닥이 보인다.
사고와 관점으로 말과 글을 풀어내는 이들이 대단해 보인다. 그렇게 사람 후리는 재주가 부럽다.
반면 여러 소재나 취재를 엮어 한두마디 덧붙이는 글은 유익하지만,
내가 선호하는 글은 아니다.
그 근면과 성실함은 높이사지만,
딱히 글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건 자료다.
나는 지금 부지런하지 못하게 앉은자리에서 쓴 글을 길게 변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