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우린 지난번 단어(사치)를 만나며, 설레이는 밤과 반가운 아침에 관해 이야기했지? 오늘 찾아온 단어 ‘아침'은, 그래서 우연한 기쁨이 되었어. 내일을 기대하는 밤과, 몸을 일으키게 하는 아침은 삶의 활력징후야. 하루를 시작하는 일은 일상의 연속동작처럼 보일 수 있어. 하지만 박차고 일어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걸 아는 사람의 눈에는 위대한 혁명으로 보일 거야. 내일이 없기를 바라던 적은 없니? 난 이제 달라질 내일을 꿈꾸는 밤을 만들려고 해. 그래야 아침을 반갑게 맞이할 수 있을 것 같거든. 억지로 감은 눈을 겨우 뜨는 아침이 아니었으면 해. 어느새 똑바로 보게 된 아침 해는 감격스러울 테니까.
삶에는 시차란 게 있지. 시간과 시각의 차이가 벌어져. 20대에 난 다른 시간을 살았어. 밤에 피어나는 대화는 새벽까지 활기를 띠었고, 아침은 늘 미루고 싶었지. 다른 나라에서 비로소 나의 시간을 살게 된 것 같았어. 시차 적응 따윈 필요 없었으니까. 그때의 나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미라클 모닝을 너는 아니? 자기 계발을 위해 보낸 시간을 인증하는 챌린지라더라. 격려받고 싶은 욕구, 특히 또래의 위로가 필요했던 걸까? 갓생(God+인생)이란 말도 있는데, 모범적이고 부지런한 삶이래. 철학자 마크 코켈버그는 “자기 계발인가. 자기 착취인가.”라며, 갓생의 함정을 짚었어. 나의 바람은, 한 가지에만 사로잡히지 않았으면 하는 거야. 굽이진 길 따라, 맞닥뜨리는 고비에서 너는 어떤 결정을 할까?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내는 건 너야.
너는 어떤 리듬을 찾았을지 궁금해. 아침은 하루가 시작되는 자연의 환기야. 종이 신문이 문 앞에 도착한 소리가 들리고, 햇살을 맞고, 창문을 열고, 커피를 내리고… 준비로부터 이미 시작된 하루. 아침이 내게 남긴 인상 중 특히 좋아하는 게 있어. 그건 바로 가공하지 않은, 겨울 아침의 향이야. 문을 열어야만 맡을 수 있는 향이지.
눈 부신 햇살을 맞으며 잠에서 깨어나길 바랄게. 다시 올 거야. 아침은. 너에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