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니스의 제물이 된 아이
급한 일이라는 것이 항상 중요한 것을 하고 있을 때 생긴다. 그래서 그것을 우린 급한 일이라
부르는지 모르겠다. 언제가 한번 아이를 데리고 치료실을 가는데 가는 중에 치료실에서 전화가 왔
다. 치료사가 개인 사정으로 조퇴했다고 세션을 취소했다. 길이 막히는 시간임에도 치료실로 못가고 집으로 가기 위해 도로위에서 어디에서 차를 돌려야 하지 생각하고 있는데 (사실 나는 치료실을 2키로 남짓 남겨둔 상태였다.) 또 다른 전화가 울렸다.
마음이 바쁜 와 중에 ABA 치료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이번 주를 끝으로 아이의
치료를 종료하겠다고 5년을 넘게 같이 한 회사였고, 그 중에 한 치료사는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우
리와 함께 시작해서 그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 전화를 받고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졌다. 일단 고속
도로에서 내렸다. 그리고 다시 그 회사 수퍼바이저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음이 요동을 쳤다. 빨리
셋업을 안하면 아이가 정해진 스케줄에서 벗어나 힘들기 때문이다.(자폐아이들은 루틴에 강박적이다.) 차를 집으로 돌리면서 회사와통화를 하는데, 옆 좌석에 앉은 우리 아이는 외계인 언어를 쉴 새 없이 쏟아내고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 차가 안 움직인다는 것이 아이의 감각 자극을 건드렸는지도 모른다. 난 회사에 재차 물었다. 왜 그만두느냐고 “ 회사는 보험회사 탓을 했다.” 보험회사가 요구하는 게 많다는 것이다. 더 이상 보험회사가 원하는 것을 해 줄 수가 없어서 그만 둔다. 회사는 비지니스 처럼 환자를 대했다. 그래 이게 미국이었지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난 그들에게 여태 그 요구들을 다 받아주면서 해주지 않았냐고 근데 왜 지금이냐고 막 따져댔다. 보험회사
랑 이야기 해보란다, 운전하며 집으로 가는 길에 아 운전하다 미칠뻔 했다. 아이는 떠들지 회사는 치료를 중단하지 차는 막혔지어디 차분히 앉아서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많은 일이 엮여서 힘들기 보다 한가닥 아이가 이마저라도 해야 하는 데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이 몰려왔다. “ 오랜 시간
을 함께 한 회사가 비즈니스 이익에 맞물려 아이의 치료를 그만 두려 한다니 화가 치밀었다. 운전
을 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고 빨리 집에 가야한다는 생각 뿐 이었다. 보험회사에 케이스 매
니저랑 통화해서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다. 이리저리 전화 돌리고 전화 너머로
언성을 높이고 읍소도 해보고 울먹거리며 이야기도 해보고 헌데 고군분투해도 해결이 안되서 무
력감이 찾아와 힘들었다.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까? 전화 너머 저쪽 세계의 사람들은 책보고 읽듯
이 같은 말만 반복하고 난 답답하고 그들 역시 틀렸다고 할 수 없다.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전
쟁터 한 가운데 진영이 나누어진 곳에서 아이를 들쳐업고 여기저기로 피하러 다니는 힘없는 여인
네가 된 기분이다. 양 쪽에서 포화를 쏟아낸다. ” 우리는 치료를 그만 둘 거야“ 보험 회사는 ”네가
다른 프로바이더를 알아봐 그리고 의사에게 Refferal을 보내, 이리저리 치이다. 결국 난 포기
ABA 회사는 끝내 종료를 알려왔고 보험회사는 다시 의사를 만나보라 하고 우리 장애 아이는
큰 빌딩 사이에서 노려보는 자본시장의 희생양이 되었다. 회사 쪽 치료사 한테 새 프로바이더를
구할 때 까지만 와 주면 현찰로 페이 하겠다 제안을 했는데도 직업윤리상 안된다 한다. 솔직히 “입
안에서 이 말이 맴 돌았다(BS, Bullsh*t), 치료를 하고 있는 아이를 너네들의 이익에 반하니, 그만
두는 건 직업 윤리에 어긋나는 짓 아니냐 그렇다 장애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약자 일 수 밖에 없
다. 아이를 위해서 굽신거리고( 미국이라고 그렇게 다르지 않음, 나이스 하려고 무지 노력함) 잘
봐 달라는 제스처, 헌데 자기들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그냥 BYE 하는 그들을 보며 한 숨이 보
험회사랑 3개월을 싸우듯 이야기하고 보험회사에서 새 프로바이더를 찾아 주었다. 중증 장애에
청소년 아이, 치료회사마저 마땅치 않다. 오늘도 ”아이를 부둥켜 안고 전전 긍긍하는 너에게 “ 괜찮
아, 넌 지금까지 잘 했어, 앞으로도 잘 할 꺼야” 라고 격려 해주고 싶다. 모든 부모들 역시 상황은 꼭같지 않지만 비슷하 상황들을 겪으실거라 힘내시라 이또한 지나가리라 상처를 남겨두고 말이다. 이 상처를 잘 다독거려서 흉터가 깊지 않았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