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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우 Oct 22. 2024

펠릭스(Felix)

펠릭스 멘델스존을 사랑하는 아이에게

펠릭스(Felix)


1.

계절을 접어 달리는 새들의 정취는

어느 시인의 악상이기에 이토록 청순한가요.


실체를 얻은 풍경과

폭풍 같은 질주에


살아 숨 쉬는 모든 것들은

그의 이름으로 한세월 자리합니다.


그의 세계는 오래도록 살아있습니다.

사철이 무방한 새들의 언어로.

수채화 한 폭의 천연한 연상으로.


무한히 샘솟던 영혼의 두 눈으로.


2.

밤새워 피어오르는 젊음의 모닥불 깊은 밤

어두운 하늘에 뿌려지는


안단테와 알레그로!


금빛 불꽃의 황홀한 피날레에

휩싸여 춤추는 두 눈으로


침묵의 극점에서 함께 울었습니다.


3.

당신은 왜 그런 밤을 걷나요.

카타르시스 없이도 밝은 생을 그리나요.


고전과 구전의 무게는 왜 서로 다른가요.


우리의 성역은 과연 거룩했나요.

작고 갸륵한 손이 오르간 건반처럼 하얘서

기쁨으로 나를 안았나요.


4.

한여름 밤이 무더운 건

달을 사냥하기 때문입니다.


뭇 낭만주의자들은 사철 내내

잡을 수 없는 것을 잡으라 이르지만


당신의 행복을 비는

이 밤 매일 같이 벗이 되도록

나는 시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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