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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a Kim Feb 21. 2017

남편이 그림을 그릴 때

내 얼굴을 그리는 남편을 보며 지어본 시


<남편이 그림을 그릴 때>


남편이 나를 그리겠다며 내 얼굴을 자꾸 관찰한다.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처음 보는 얼굴인 것 마냥 쳐다본다.


눈으로 나를 만지는 것 같아 간지럽다.

나는 땡그랗게 뜬 눈으로 남편을 마주본다.


시선이 이마에서 눈썹, 미간으로 내려오다 눈동자와 마주치는 순간,

흐흐흐- 헤프게 웃음이 터져버렸다.




<남편의 답가>


남편인 내가 너를 그리겠다며 자꾸 관찰한다.

수백 번 봐온 얼굴이지만 처음 보는 것 마냥 바라본다.


너는 땡그렇게 뜬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크게 뜬 눈이 평소같지 않다. 나를 쳐다본다.


종이 위에서 방금 본 얼굴을 떠올리다 연필이 멈추는 순간,

빙긋이 웃음이 나와 그림 쯤이야 어떠랴- 안고 싶어졌다.






그리하여 완성된, 남편이 그린 나의 얼굴.

얼마나 고쳤는지 지우개 자국이 선명하다.


나보다는 2AM의 조권을 닮았다고 결국 <조권인건가>라고 제목을 붙였다.

(악동뮤지션의 '라면인건가' 음을 따서 발음하는게 포인트)

죽어다 깨어나도 가인 닮았다고는 안 하는군 ^^


<조권인건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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