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16일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
오늘은 어제처럼 비가 오지는 않았지만
하늘은 한껏 비를 퍼부울 것 처럼 구름뒤에
물바가지를 숨기고 기회를 엿보고 있고,
잔뜩낀 먹구름으로 먼 산을 가리고 있다.
과천에서 바라다 보이는 관악산 송전탑이
우주 탐사선처럼 검은 구름에 덮혀있다.
과천에 있는 카메라 박물관에서의 수업을
마치고 경마장 근처에서 분재원을 하고 있는
친구한테 놀러가는 길에 만난
관악산 송전탑 사진이 흑백 톤으로 카메라에
기록될 만큼 하늘은 먹구름으로 뒤덮여 있다.
카메라 박물관 벽에 있는 1910년의 매머드 카메라 사진이다.
카메라 한대에 여섯사람의 장정이 매달려 있을 만큼 컸다.
이렇게 컸던 매머드 카메라가 기술 발전을 계속하여 지금은
일상적으로 들고 다니는 핸드폰 사진으로도 왠만한 사진은
다 찍을 수 있는 세월이 됐고, 몇백미터나 떨어져 있는
관악산 송전탑을 카메라로 담을 수 있을 만큼
카메라 기술이 발전했다.
송전탑을 찍고 친구네 분재원에 들렀더니
얼마전에 사진으로 찍었던
해오라기 난초들이 활짝 반기고 있었다.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리워도
해오라기 난초들은 자기들의 본성을 잃지 않고
하얀 꽃을 새가 날개 짓을 하듯 활짝 펼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