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면서 흔히들 인연因緣의 신비함을 이야기하곤 한다. 어떤 중요한 일이 성사되는 과정의 짜임이 순조롭게 잘 진행하게 되는 것을 직접 보고 겪게 되었을 때 因緣의 신비로움에 놀라게 된다. 불교인들은 이러한 因緣의 섭리攝理를 불보살佛菩薩님의 가피력加被力이라고 한다. 10월 25일부터 11월 8일까지 창덕궁 건너편 한국문화정품관갤러리에서 열렸던 허락 선생님의 금사경전金寫經展은 바로 허락 선생님의 금사경金寫經 공덕功德에 불보살님의 가피력이 화답한 전시였다.
불교에서는 43억 2천만 년을 한 “겁劫”이라고 하고 500겁의 인연이 있어야 옷깃을 스칠 수 있고, 2천 겁의 세월이 지니면 사람과 사람이 하루 동안 동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며, 5천 겁의 인연이 되어야 이승으로 태어나 살아가고, 6천 겁이 넘은 인연이 되어야 하룻밤을 같이 지낼 수 있게 되며, 억겁의 세월을 넘어서야 평생을 함께 살 수 있는 인연이라고 한다. 이러한 긴 영겁永劫의 시간 터널을 통과해야 이 세상에서 인연으로 만날 수 있는 있기에 현재 만나는 모든 因緣은 모두 소중한 것이다.
金寫經은 불교문화가 꽃피우던 고려시대 우리 조상들이 남긴 훌륭한 문화유산이고, 불교수행의 한 방편이었으나, 불교를 탄압하던 조선시대에 사경원을 불살라 버리면서 맥이 끊어졌다. 이러한 金寫經에 매력을 느낀 허락 선생님은 몇 년간의 시행착오試行錯誤를 반복하며 금사경의 오며한 기술을 터득하여 예술로 승화시켜 창덕궁 건너편 한국문화 정품관 갤러리에 펼쳐 놓으셨다. 허락 선생님은 화엄경 절첩본絶牒本 全81권 2번 寫經, 법화경 全7권 寫經, 지장경 全2권 5회 寫經, 금강경 약 5,200자 60회 寫經을 하셨다고 한다.
허락 선생님의 따님과 기묘한 인연으로 만나 논어論語를 함께하는 인연으로 한국문화 정품관을 소개해 드렸는데 허락 선생님은 금사경으로 인연에 답을 하셨다. 반야심경般若心經,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법화경法華經, 법성게法性偈, 금강반야바라밀다金剛般若波羅密多心經, 나옹선사발원문懶翁先師發願文, 동몽선습童蒙先習, 양천허씨陽川許氏 충장공파忠莊公派 가승家乘 등으로....
허락 선생님은 화엄경(전 81권 약 60만 자)을 절첩본으로 2번 사성寫成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1권부터 6권까지를 12틀 병풍으로 제작한 것을 전시하였는데 제작하는데 6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대방광불 화엄경 금자장경 병풍’은 대불사大佛事다. 병풍으로 제작되는 화엄경 81권이 완성되면 폭이 100m가 된다고 한다. 이러한 대작을 만드는데 함께 하는 동참자를 찾고 계신다. 많은 분들이 함께 동참해 대방광불 화엄경 금자장경 병풍에 동참자로 이름이 기록되는 인연의 공덕을 만들어 보시기를 바란다.
현대불교 기사에 따르면 한국문화정품관 갤러리 측은 “예로부터 사경은 뛰어난 공덕이 있어 재앙을 물리치고 수복을 얻어 나아가 성불하기 위한 대표적인 수행법이었다”면서 “화엄경 금자장경 병풍 조성에 함께함으로써 개인의 행복과 국가의 안위를 기원하는 큰 힘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전시 계획이 잡힌 상황에서 허락 선생님의 금사경 전시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늘 좋은 차를 대접해 주시는 한국문화 정품관의 김종훈 대표님과 서해진 본부장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허락 선생님의 따님이신 허희경님은 아버님의 금사 경전 시회 공식행사에서 예쁜 한복을 차려입고 사회를 보고, 전시기간 내내 금사경을 설명하고, 두 아들들은 작품을 걸고, 사진을 찍고, 사모님은 음식을 준비하고, 손님을 맞아 주셨다. 이를 지켜본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님이시고, 문화유산 국민신탁 이사장님이신 문화계의 마당발 김종규 선생님은 허락 선생님의 화목한 가정의 모습에 감화를 받아 문화일보에 허락 선생님의 전시를 소개할 수 있게 해 주셨고, "허락 선생님의 화목한 가정의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화엄세계의 꽃."이라고 말씀하셨다. 전시를 통해 허락 선생님의 식구들과도 모두 알게 되었고, 전시를 마치고 가족만이 모인 오붓한 자리에 합석하는 영광을 얻고, 화목한 가정의 한 구성원 같은 착각도 했었다.
인연의 승무공연.
일본의 大日寺라는 큰 절의 주지를 하시면서 전통무용을 하시는 김묘선스님이 10월 21일과 22일 한국에서 인연의 춤 인생 50년 기념공연을 하신 후 일본으로 돌아가시지 않고 25일 허락 선생님의 금사 경전 시회에서 승무를 추어주신 것은 불보살님의 가피력으로 이우러 진 인연의 꽃이었다. 허락 선생님의 따님은 전시가 있기 전에 일본의 시코쿠 섬에서 45일간의 사찰 순례길을 걷고 왔다고 한다. 이러한 인연의 공덕이 금사경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승무의 꽃으로 피어났다.
부처님의 말씀을 기록한 금사경으로 온 사방이 둘러 쌓인 공간에서 부처님 말씀에 귀 기울여 보고, 사경도 해 볼 수 있는 공간이 긴 우리 불교 역사에서 별로 없었다. 이러한 금사경의 화엄세계가 피어나기를 기원한다. 너와 나의 재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 합심된 십시일반十匙一飯의 마음으로 금사경 기도도량이 만들어 지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허락 선생님은 내년 전시에서 「딸이 묻고, 아빠가 대답하는 허락 금사경 이야기」 출판의 포부를 밝히셨다. 이 얼마나 정감 어린 모습의 책인가!
내년 허락 선생님의 전시에서는 「딸이 묻고, 아빠가 대답하는 허락 금사경 이야기」 출판기념회도 열리고, 갖고 다니기 편한 사경 노트도 출판되고, 조용한 한국문화정품관 4층 티 라운지 tea lounge가 차 마시면서 정숙하게 사경을 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을 해 본다.
아버님의 노고가 들어간 금사경을 허리를 굽혀 한참을 들여다보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던 둘째 아들의 모습, 모든 행사를 동영상으로 담던 첫째 아들의 모습, 방문객들에게 금사경의 오묘한 이법에 대해서, 사경을 하면서 느끼고 보셨던 화엄세계에 대해서 열심히 말씀하시던 허락 선생님의 모습, 이천에 사시는 허락 선생님이 전시관에 오실 때마다 동행하시고 환하게 웃으시던 후덕한 장모님 같은 인상을 풍기시는 사모님의 모습, 전시 시간 내내 매일 하루 종일 작품 설명을 하시던 허락 선생님의 따님도 생각난다.
전시회를 마친 허락 선생님이 초대하신 점심자리에 함께 할 수 있는 영광을 얻었다. 문화계의 마당발이신 김종규 선생님, 금사경 전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한국문화 정품관 김 종훈 대표님, 서해진 본부장님, 2007년 독일에 우리 활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만난 베커스 김영자 선생님도 인연으로 함께 하셨다. 점심을 먹고 한국문화 정품관에서 긴 시간 차를 마시면서 베커스 김 선생님이 베를린에서 금사 경전 시를 하는데 가교 역할을 한 번 해 보시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러한 일이 허락 선생님의 金寫經 공덕으로 불보살님의 가피력으로 성사되기를 기원한다.
삼성출판사 사장님 이셨고, 박물관협회 명예회장님이시고, 문화유산국민신탁文化遺産國民信託 이사장님이신 김종규 선생님은 그의 토크 콘서트 담담풍류淡淡風流에서 “인연은 소중한 것이니 한 번 맺은 인연은 함부로 끊지 말라!”라고 하셨던 말이 생각난다. 페친 여러분들도 일상에서 좋은 인연과 인연을 맺어주는 연결 고리 역할을 더욱더 많이 하기를 바란다. 10월 25일 전시회 공식행사에서 ‘한국문화정품관 갤러리에서 허락 선생님의 금사경 전시가 열리는데 인연고리 역할을 한 것에 대하여 자부심을 느끼고, 기분이 좋다’는 말씀도 드렸고, ‘허락 선생님의 전시회 준비과정을 돌이켜 보면 인연 아닌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라는 말씀도 드렸던 기억이 난다.
전시 마지막 날 문을 닫기 몇 분 전에 한 번 다녀가신 스님이 다른 스님을 모시고 관람을 오셨다. 세분 중의 한 분이 중국에서 유학을 오신 스님이셨는데 금사경을 해 보는데 관심을 보이셨다. 불교 수행의 한 방편인 사경을 하는 ㅇ사람들이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허락 선생님은 오늘도 새벽 6시에 일어나 합장 예불로 하루를 시작하셨을 것이다. 사모님은 가족에게 훌륭한 집밥의 식사를 준비하였을 것이고, 어제 철수된 작품들은 점심도 못 먹고 떠난 두 아들들이 디지털로 사진을 찍는 스튜디오로 옮겨 사진을 찍고, 오늘은 그를의 일터로 돌아갔을 것이다. 허락 선생님의 따님은 디지털 시대에 사경을 통해서 마음을 맑히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란 하고 하였다.ㅇ 허락 선생님의 가족처럼 각자 자기 일을 하며 화목하게 사는 것이 각자의 화엄세계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우리들의 일상에서 각자의 화엄세계를 만들고 있다. 이제 내년의 허락 금사 경전을 기대한다. 함께 했던 15일간의 금사경 여행을 끝내고 나도 일상으로 돌아가 한국문화 정품관의 다음 전시를 보고, 한가로이 차 마시는 시간을 갖고 싶다.
디지털의 활용 없이는, 디지털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이 디지털 시대에 사경을 통해서 불법의 이치를 더 깊이 깨닫고 마음과 정신이 맑아지는 사람들이 더욱더 많아지기를 기원祈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