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집에 나를 혼자 두고 나갈 때면 언제나 간식을 주고 가세요.
그런데, 어느 날은 갑자기, 어디서 어떤 이야기를 듣고 왔는지 식탁에 있던 신문지를 찢어서 마구 구기는 거예요.
그리고, 그 신문지 속에 내가 좋아하는 소고기 간식, 치즈 간식을 하나씩, 물론 간혹 2개씩 넣어주는 자비를 베풀기도 했지만...
암튼 마구 구겨진 신문지 속에 간식을 넣고, 이런 신문지 조각을 10개 넘게 만들어서 거실 바닥에 던져놓고서는
"몰리, 맛있게 먹어! 아빠 다녀올게!!"
하고 나가셨어요.
나는 얼른 뛰어가서 신문지를 하나씩 코로, 입으로 펴가며 간식을 쏙쏙 빼먹었어요.
처음엔 뭐 그리 나쁘게 생각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나도 머리가 커가면서 점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 노력, 수고에 비해서 간식이 너무 적어.'
'저걸 또 언제 다 펼쳐서 간식을 빼서 먹을까..'
아빠가 던져주고 간 간식을 다 먹고 나면 30분 정도가 훌쩍 흘러있기도 했어요. 그치만 내가 먹은 간식은 고작 소고기 조각 10개 정도였죠.
엄마는 이걸 "노즈워크"라고 불렀어요. 아마도 반려견놀이터에서 다른 친구들 엄마아빠와 이야기를 하면서 들은 이야기를 나에게 써먹는 거 같아요.
물론, "노즈워크"를 하면서 간식을 먹는 동안은, 엄마 아빠가 보고 싶다거나, 밖에서 들리는 소리가 무섭다거나 할 겨를이 없어요.
시간도 빨리 가구요.
하지만... 이제는 간식을 그냥 통째로 주고 가면 좋겠어요.
아빠는 가끔 나의 속마음을 잘 아는 거 같아요.
엄마아빠와 함께 반려견용품샵에 함께 가서 간식을 고르는데,
"이건 하나 다 먹는데 정말 오래 걸리겠는걸?"
하고 아빠가 말하는 걸 들었어요. 아빠 손에는 내 발보다 큰 커다란 간식이 들려있었어요.
'아빠, 바로 그거예요. 아빠 최고!'
그 후로 엄마 아빠가 모두 외출하실 땐, 그 커다란 간식을 주고 가세요.
처음엔 너무나 맛있어서, 흔적도 없이 먹어치우곤 했는데, 요즘은 먹다 보면 이에서 피가 나기도 하고, 턱이 아프기도 하고, 가끔 어금니에 껴서 켁켁거리기도 해서, 겉에 붙은 고기만 살짝 떼어먹고 나머지는 버리기도 해요.
'아빠,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