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좋은 아이

by 윤희영

"우리 몰리는 사람보다는 친구들을 더 좋아하는구나."

산책을 하거나, 놀이터에 가면 나를 보고 인사하고, 말을 걸고, 만져보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나는 낯선 사람이 나를 만지려고 다가오면 뒤로 물러서게 돼요.

그런데, 처음 보는 강아지들에게는 항상 내가 먼저 다가가게 돼요.


나는 친구들이 좋아요.

새로운 친구가 저 앞에 보이면 나는 멈춰 서거나 제자리에 앉아요. 그리고 그 친구를 바라봐요.

"몰리야, 저 친구랑 인사하고 싶어?"

"인사해도 괜찮을까요?"

아빠는 그 친구와 인사를 해도 될지 항상 물어보세요. 예전에 아무것도 묻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떤 친구에게 다가가 냄새를 맡으려고 했을 때, 그 친구가 아주 화난 목소리로 으르렁거리고 짖어댔거든요. 아빠도, 나도 너무 깜짝 놀랐어요. 그 후로는 친구와의 인사를 늘 조심스럽게 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나는 친구들이 정말 좋아요.

친구가 나의 냄새를 천천히 맡을 수 있게 기다려주고, 나도 친구의 냄새를 맡아요. 가끔 눈빛만으로도 나와 잘 맞을 것 같은 친구들이 있어요.

그런 친구들은 갑자기 자세를 낮추고 엉덩이는 높이 들고 나를 보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해요. 나도 신나서 그 친구를 바라보며 엎드린 채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해요.

"몰리야, 여기서는 안돼 안돼!"

"친구야, 담에 놀이터에서 만나서 우리 몰리랑 재밌게 뛰어놀자~"

아쉽지만 나도 그 친구에게 눈으로 인사해요.

'그래, 담에 놀이터 꼭 놀러 와. 난 거기 매일 가.'


나는 덩치가 큰 친구도, 나와 비슷한 체격의 친구도, 아주 조그만 친구들도 모두 좋아해요.

친구들 저마다 다른 냄새, 향기가 나고. 그런 친구들과 함께 놀이터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싶어요.


어느 날은 놀이터에서 검정색 큰 친구를 만났어요.

놀이터엔 그 친구 혼자서 놀고 있었고, 아빠와 나는 천천히 문을 열고 들어갔어요.

"안녕하세요~"

아빠는 그 검정 친구 엄마에게 인사를 했고, 나의 목줄을 풀어주었어요.

나는 처음 보는 그 친구가 궁금해서 그 친구 쪽으로 천천히 다가가려는데, 갑자기 그 친구가 나를 보며 엄청난 속도로 뛰어오는 게 아니겠어요?

저는 본능적으로 뒤돌아 도망가기 시작했어요. 그 친구는 금세 나를 따라잡았고, 으르렁대며 나의 목을 물려고 했어요.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가 벌러덩 누웠어요.

'친구야. 나는 너랑 싸울 마음이 없어...'

가슴이 막 뛰고 너무 놀라서 어디가 아픈지 어떤지도 몰랐어요.

아빠와 그 친구 엄마는 한달음에 달려와서 우리 둘을 떼어놓았고, 그 친구는 목줄을 채우고, 아빠는 내가 괜찮은지 이곳저곳 살펴보셨어요.

아빠가 그렇게 깜짝 놀라서 당황한 모습은 처음 보았어요.

"휴,, 다행히 어디 다치거나 하진 않은 거 같아요.."

그 친구의 엄마께서는 너무나 미안해하시면서 밖으로 나가셨어요.


그 검정색 친구의 이름은 희망이. 우리 아빠가 그 친구와 몇 번 놀게 해 주려 노력을 했지만, 그 친구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를 보면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렸고, 난 무서웠어요.

그 후로, 아빠와 희망이 엄마는 산책 중 마주치면 가볍게 인사를 하고 지나쳤고, 희망이가 대형견 놀이터에서 놀고 있을 땐 나를 소형견 놀이터로 데려가거나,

반대로 내가 놀이터에서 놀고 있으면 희망이가 놀이터 앞까지 왔다가 다시 돌아가곤 했어요.


희망이 사건 이후로, 아빠는 다른 친구들과 나를 인사시키는데 전보다 조심스러워졌어요. 친구들의 엄마아빠에게 인사해도 되는지 꼭 물어보셨고, 인사하는 동안에도 아빠는 내 옆에 가까이 계셨어요. 그러다가 친구가 으르렁대기 시작하면 얼른 나를 옆으로 잡아챘죠.


가끔은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재밌게 뛰어놀다가, 그 친구가 너무 흥분한 나머지 나를 물거나 너무 격하게 몰아세우거나 해서 아빠가 달려와서 나를 안아 올려준 적이 있어요.

그때마다 아빠는,

"몰리야, 아빤.. 몰리 너도 네가 싫어하는 친구가 있으면 싫다고 화도내고, 너의 표현을 좀 하면 좋겠어.

네가 그런 표현을 하면, 그 의사표현을 아는 친구들은 더 이상 너에게 그렇게 하지 않는대..."

'아빠..... 반려견은 주인을 닮는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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