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에 대해
아빠와 둘이 호수공원 산책을 하던 어느 날이었어요. 저 멀리서부터 어떤 아주머니와 언니가 서로 이야기하며 나를 쳐다보며 다시 이야기하며 천천히 걸어오셨고 서서히 우리와 가까워지게 되었어요.
우리와 가까워지자
“정말 똑같이 생겼다. 그치?”
그 아주머니께서 말씀하셨어요. 옆의 언니도
“응. 진짜 똑같네”
하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런데,, 이 만남에서의 분위기는 뭔가 이상했어요. 아주머니와 언니는 내 앞에 앉아 나와 눈을 마주쳤어요.
“이름이 뭐예요?”
“아,, 몰리예요. 몰리”
“몰리구나.. 셀티 맞죠?”
“네 맞아요.”
“우리 제이랑 정말 똑같이 생겼네요. 저희도 셀티를 키웠었거든요. 털 색깔도, 생김새도 몰리랑 정말 똑같았어요.”
나를 바라보시던 아주머니와 언니... 두 분의 눈망울, 붉어진 코...
기분이 이상했어요. 나를 처음 본 사람들은 항상 즐거운 모습, 활짝 웃는 모습, 반가운 모습으로 나와 인사를 해줬거든요. 그런데 이 아주머니와 언니에게서는 슬픔이 느껴졌어요.
“몰리 보니까 우리 제이가 생각나요. 정말 이쁘고 착한 아이였는데,, 얼마 전에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아주머니는 눈가에 흐르던 맑은 물을 닦아내셨어요. 그러면서 애써 밝게 웃는 표정으로 다시 나를 빤히 바라보셨어요.
“몰리 정말 예쁘네. 우리 제이랑 진짜 똑같이 생겼다. 우리 종종 보자.”
아빠도 다른 사람들과 인사할 때와 뭔가 분위기가 달랐고,, 이분들께는 어떤 말을 잇지 못했어요. 아빠의 그런 반응. 그런 표정도 처음 보았어요.
무지개다리라는 곳... 어떤 다리이길래 아주머니와 언니를 슬프게 한 걸까요..
그렇게 그분들과 헤어졌지만, “무지개다리”라는 말이 계속 떠올랐어요. 산책 내내 기분이 먹먹했어요.
며칠이 지났어요.
‘어??’
저 앞에서 그때 그 아주머니께서
“몰리야~. 몰리 맞죠?”
하면서 반가운 모습으로 아빠와 내 곁으로 다가오셨어요.
“네, 제이... 어머니 맞죠?”
“네, 맞아요. 몰리는 점점 더 예뻐지는구나~”
아주머니의 모습은 한결 밝아졌고, 이번엔 나를 보시며 활짝 웃으셨어요.
“우리 제이 사진 보여드릴게요.”
아주머니는 휴대폰을 꺼내시더니 사진을 찾아 아빠에게 보여주셨어요.
“아.. 정말 우리 몰리랑 똑같이 생겼네요. 제이도 정말 예뻤군요”
아주머니는 제이라는 휴대폰 속 사진의 강아지를 우리 아빠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주셨어요.
“몰리야, 건강이 최고야. 건강이. 넌 꼭 건강해야 해?”
아주머니는 나의 눈을 바라보시며, 당부하듯 말씀하셨어요.
“산책도 많이 하고, 아빠랑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아야 해!! 우리 자주 보자~!”
제이라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무지개다리를 건너갔다는 그 언니. 남겨진 아주머니.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그분들의 눈에 비쳤던 슬픔은, 이제는 그리움으로, 추억으로 바뀌고, 나를 보며 그 추억을 떠올리고, 우리 아빠에게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면서 즐거운 기억을 떠올리신 아주머니.
언젠가 우리 아빠의 눈에도 그런 슬픔이 보일 날이 있을까... 나도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될까... 아빠도 휴대폰 속의 수많은 나의 사진, 영상을 보며 추억을 떠올리게 될까...
아빠와 나는 그날 놀이터에 가서 평소보다 훨씬 더 열심히, 더 신나게, 쓰러지기 직전까지 공놀이를 했어요. 아빠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았지만, 더 많이 놀아주셨고, 나도 그런 아빠에게 화답하듯 즐겁게 놀았어요.
그렇게, 아빠와의 즐거웠던, 행복했던 추억을 하루 더 만들어갔어요.
그날 저녁, 아빠가 내 옆에 앉아서 부드러운 손길로 나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몰리야, 어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아빠랑 같이 살자,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