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선물 보따리

by 윤희영

나는 검정 비닐봉지를 좋아해요. 검정 비닐봉지를 보면 그때가 떠올라요.


언젠가 엄마아빠가 외출 후 돌아오셨는데, 커다란 검정 비닐봉지를 들고 오셨고, 그 안엔 뭔가 가득 들어있었어요.

“몰리!! 이리 와봐. 아빠가 뭐 사 왔게?”

아빠는 나를 부르시고는, 그 검은 비닐봉지를 뒤집어서 거실 바닥에 쏟아냈고. 뭔가 우수수 바닥으로 떨어졌어요.

“몰리야,, 이거 봐봐봐. 뭐부터 먹고 싶어? 골라봐. 먹고 싶은 거 먼저 줄게.”

나보다 아빠가 오히려 신나서 이야기를 하시는데,, 사실 나는 그게 뭔지 잘 몰랐어요. 검정 비닐봉지 안에서 나온 것도 모두 비닐로 포장된 것들인데, 내가 아무리 냄새를 맡아봐도 뭔가 맛있는 냄새가 나지는 않았거든요.

아빠는 봉지 하나씩 번갈아 들어서 나에게 보여주시면서,

“얼른 골라봐 몰리야.”

하셨어요. 나는 그냥 코를 들이밀고 계속 냄새를 맡았어요. 그때, 아빠가 봉지 하나를 뜯었어요.

‘우와? 이건 맛있는 간식 향기? 이건 말린 소고기 냄새 같은데??’

아빠는 또 다른 봉지를 뜯었어요.

“이건 뭘까요?”

이번엔 오리고기 냄새가 났어요.

“이것도 있지롱!”

아빠는 또 다른 봉지를 뜯었어요. 이번엔 연어 냄새가 났어요. 나도 모르게 침이 뚝뚝,,

“몰리야. 오늘은 기분이다. 이거 하나씩 다 먹어!”

아빠는 소고기 육포와, 오리간식, 연어고기 간식을 하나씩 꺼내주시면서 다 맛보라고 하셨어요.

아... 지금도 그 황홀했던 순간을 떠올리면 침이 고이고 행복해요.

순간 망설였거든요.

‘이것도 먹고 싶고, 이것도 먹고 싶고, 이것도 맛있겠는데?’

뭘 먼저 먹을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했어요.

아빠는 그날 엄마와 함께 반려동물 백화점에 가서 나를 위한 간식을 10봉지나 사 오신 거예요. 맛도 다 다르고, 크기도 다르고, 모양도 다른 갖가지 간식을 한 달이 넘게 먹었던 거 같아요.


맞다. 그 후로도,, 자주는 아니었지만 아주 가끔씩 이렇게 많은 간식을 사 오셨는데, 그때마다 엄마아빠한테서 뭔가 특이한 냄새가 났어요.

엄마 얼굴이 살짝 빨갛기도 했고, 아빠는 평소보다 더 나를 꽉 끌어안고 얼굴을 비비기도 하셨구요. 아빠의 입에서 나오는 그 냄새를 맡고 있으면 정신이 뭔가 해롱해롱 하는 거 같았지만. 그래도 아빠가 가져오신 간식 선물들로 행복했어요.

그 후론, 비닐봉지만 봐도, 비닐 소리만 들어도 귀가 쫑긋, 침이 고여요.


간식 고르는 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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