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가 수영 할 수 있으려나?"
"개는 선천적으로 다 수영을 잘 하게 되어있어. 나는 지금까지 수영 못하는 강아지를 본 적이 한 번도 없어."
"그럼 다행인데..."
엄만 걱정하셨고, 아빤 걱정하지 말라 하셨어요.
아... 그 날. 그 시간을 떠올리면 지금도 쉬가 마렵고 가슴이 두근거려요.
쿠키언니네와 맨 처음 놀러간 펜션에서 였어요.
나는 쿠키언니 따라서 신나게 뛰어다니고, 재밌게 놀고있었는데 아빠가 나를 부르셨어요. 쿠키언니의 아빠도 쿠키언니를 부르더니 함께 어딘가로 데려가셨어요.
그곳엔 다른 친구들이 흠뻑 젖은채로 놀고있었고, 물 속에서 공을 물고 밖으로 나오면 어떤 아저씨가 공을 다시 물 한가운데로 던져주고, 친구들은 그 공을 가지려 물로 풍덩 뛰어드는거 있죠?
쿠키언니의 아빠가 그 물속으로 천천히 들어가셨어요. 쿠키언니를 안고 말예요.
저는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는데, 물 한가운데로 들어간 아저씨는 쿠키언니를 살짝 놓아주었고, 언니는 고개를 든 채로 네 발을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물 밖으로 나왔어요.
"와~ 쿠키 수영 잘하네!"
아빠가 좋아하셨어요.
그순간 갑자기 아빠가 나를 번쩍 들어올리더니,
"우리 몰리도 수영해 볼까?"
하시면서 그 물 속으로 들어가는거 있죠?
이때부터 제 심장은 터질듯 뛰기 시작했고, 너무 무서웠어요. 아빠는 아주 천천히 내 몸을 물에 조금씩 담갔어요. 더운 날씨였기에 시원한 물의 느낌이 생각보다 차진 않았어요.
'아빠. 나 목욕도 싫어하고, 물도 싫어하는거 잊었어요?'
하지만 나는 짖지도, 낑낑거리지도 않고 아빠 품에 더 파고들었어요. 아빠는 나를 안은 상태로, 내 몸을 반쯤 물에 담근 상태로 물 속을 천천히 걷는가 싶더니 갑자기 두 팔을 놓는거있죠? 나는 바닥을 짚으려 발을 마구 움직였는데 네 발이 아무곳에도 닿질 않는거예요. 아빠는 나에게서 몇발자욱 멀어지셨어요. 나는 너무 무서워서 네 발을 첨벙첨벙 최대한 움직였어요. 그러나 나의 엉덩이, 뒷발은 금세 물에 가라앉았고 얼굴과 앞발만 간신히 물에 뜬 채로 허우적대고 있었어요. 그러자 그제서야 아빠가 얼른 다가와서 나를 안아주었어요.
'휴~ '
아빠의 품에 안기자 그제서야 안심이 되긴 했지만, 놀란 나의 심장은 여전히 가쁘게 뛰고있었어요.
"몰리야, 너 수영 할 줄 모르는구나? 아이고,, 수영 못하는 강아지는 처음보네. 하하하"
나는 정말 심각했는데, 아빠는 그런 내가 웃겼는지 한참을 웃었고, 엄마는 그 모습을 열심히 휴대폰으로 찍고있었어요. 나에겐 생사가 걸린 심각한 일이었는데 말이죠.
그날 아빠는 두어번 더 나를 물 한가운데서 놓아주었지만, 그때마다 "첨벙첨벙" 하면서 가라앉았어요.
"아이고,, 우리 몰리는 맥주병이었구나. 하하하"
그렇게 우린 물 밖으로 나왔고, 나는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쳤어요.
"강아지용 튜브나 구명조끼 같은걸 사주면 좀 나으려나? 오늘은 몰리도 고생을 많이했으니, 다음에 다시 천천히 해봐야겠네."
'아빠... 난 다시는 수영장 안가요!!!'
나의 첫 수영장의 경험은 이렇게 안좋은 기억으로 남았지만, 수영장 사건만 제외하면 그날 쿠키언니와 너무나도 재밌게 뛰어놀고,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고, 공놀이도 실컷 할 수 있어서 추억에 남는 여행이 되었어요.
몇일 후, 반려견놀이터에서 아빠는 다른 친구들 엄마아빠와 수영장 사건 이야기를 하면서, 내 영상을 보여주면서,
"몰리가 이렇게 수영을 못하는데, 무슨 좋은 방법 없을까요?"
"그렇게 그냥 물에 놔주는게 아니고, 꼬리를 위로 잡아당겨주거나, 배를 받쳐줘야죠~"
이런 조언을 받게되었어요.
'아빠... 난 수영장 싫다구요...'
결국 그해 여름.. 쿠키네와 구찌모찌네와 우린 또다시 반려견 수영장을 찾고 말았어요. 그곳의 수영장은 크기가 훨씬 컸고, 친구들도 굉장히 많았어요. 리트리버 친구들은 스스로 수영장에 첨벙 뛰어들고 멋지게 헤엄쳐서 나왔다가 다시 뛰어들고를 반복했어요. 나는 도망다니다가 결국 엄마아빠의 협공으로 붙잡혀왔고, 또다시 아빠 품에 안겨서 수영장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이번엔 아빠가 나의 가슴과 배를 양팔로 받쳐주었어요. 그 상태로 나를 이리저리 물 위에서 끌고다녔고, 그러다가 아빠는 두 팔을 빼셨어요. 나는 또다시 허우적댔고 뒷발이 점점 가라앉는듯 했는데 발끝에 느껴지는 물의 느낌이 좀 달랐어요. 아빠는 나의 꼬리를 위로 힘껏 잡아당기고 있었고, 나는 앞발과 뒷발을 열심히 앞뒤로 휘저었어요. 그때였어요. 내 몸이 앞으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나는 더 힘껏 앞발 뒷발을 움직였고, 수영장 밖을 향해 나아갔어요.
"옳지 잘한다. 우리 몰리 수영 잘하네~ 옳지 옳지~ 아이고 잘하네"
아빠는 신이나셨고,
"옳지, 옳지, 옳지, 옳지~ 아이쿠 잘하네~"
쿠키언니 엄마께서도 수영장 밖에서 나를 보며 응원을 하셨어요. 나는 아빠가 내 꼬리를 계속 잡고계신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내 뒤엔 아빠가 없었어요. 나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는데요. 나 혼자서 수영을 하고있었던거예요! 나를 아빠가 잡아주지 않고 있는데 나 스스로 물에 떠서 헤엄을 쳤다는 사실을 깨달았을땐 뭔가 뿌듯했어요. 쿠키언니가 멋지게 수영하는 모습을 나에게 처음 보여주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 수영을 하게되었다니 정말 기뻤어요. 나는 수영장 밖으로 나가려고 했는데, 아빠가 오셔서 나를 다시 안고 수영장 한가운데로 또 데려가시는거 있죠? 그곳에서 또 나를 혼자 놔주셨고, 이번에도 열심히 헤엄쳐서 수영장 밖으로 나가려했는데, 아빠는 또 나를 안고 수영장 안쪽으로 들어가시고... 그렇게 몇차례 반복을 했어요.
그렇게 나는 "맥주병 몰리"에서 "수영 잘 하는 몰리"가 된거예요.
'근데 아빠,, 나는 목욕도, 수영도,,, 싫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