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에 엎드려 뒹굴면서 나른한 오후를 보내고 있었어요. 그때 아주 반가운 단어가 들렸어요. 바로
“쿠키”
나는 귀가 번쩍뜨였어요.
“몰리야, 내일 엄마아빠랑 쿠키언니 생일파티가자~”
쿠키언니가 이사간 이후로, “쿠키”라는 단어를 들을 수가 없었는데, 오랜만에 들은 너무나 반가운 이름 “쿠키!”
아빠가 언젠가
“쿠키언니 보고싶으면 언제든 보여줄게”
하셨는데, 그게 내일이었나봐요.
다음날 우리는 다같이 아빠차를 타고 출발했어요. 아빠는 운전석에, 나와 엄마는 뒷자리에 앉았어요.
“몰리야, 이건 쿠키언니 생일 선물이야.”
엄마는 내 옆에 언니 생일 선물을 올려두셨어요.
그날도 역시 차를 타는 동안 멀미가 심하게 났지만, “쿠키”언니를 만날 생각에 다행히 토하지는 않았어요. 잠시 후, 우리는 약간의 울퉁불퉁한 산길을 지나서 드디어 쿠키언니 생일파티가 열릴 장소에 도착했어요.
거기엔 이미 쿠키언니와, 언니의 엄마아빠, 심지어 얼마전에 태어난 아기까지 모두 와있었어요. 나는 너무너무 반가운 마음에 쿠키언니에게 가서 코를 들이대고 인사하고 냄새맡고 짖었어요. 언니도 오랜만에 만난 나를 정말정말 기쁘게 반겨주었어요.
잠시후 생일파티 장소로 이동했어요. 그곳엔 우리들만 뛰어놀 수 있는 넓은 잔디밭, 언덕이 있었어요. 쿠키언니와 나는 그곳 곳곳의 냄새도 맡고, 쉬야도 하면서 구경하고 있었어요. 잠시 후, 쿠키언니가 새롭게 사귄 친구들이 생일축하를 해주기 위해 찾아왔어요. 고미와 망고. 쿠키언니가 이사간 곳에도 반려견 놀이터가 있는데, 그곳에서 함께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라고 했어요. 그 친구들은 처음에 나를 경계했지만, 내가 쿠키언니와 재밌게 뛰어다니는걸 보더니 나에게도 장난을 걸어오게 되었고, 그렇게 우리는 금방 친구가 되었어요.
잠시 후, 언니 생일파티를 시작했어요. 그곳엔 쿠키언니를 쏙 닮은 멋진 케익이 있었어요. 시원한 아이스크림 케익! 쿠키언니 엄마께선 우리 모두의 사진을 예쁘게 찍어주시려 열심히
“여기봐, 여기봐, 옳지~!“
하셨고, 아빠는 우리를 한데 모으기 위해 케익을 계속 들고 유인했어요.
그렇게 사진도 찍고, 본격적으로 케익 먹방이 시작되었어요. 무더운 날씨에 먹는 아이스크림 케익은 정말정말 꿀맛이었어요. 다른때 같으면 아빠가 살찐다고 조금만 먹게 하셨을텐데, 그날 만큼은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잔뜩 먹을 수 있었어요. 그렇게 열심히 다 먹고나니, 쿠키언니를 닮은 케익이 다 사라져버려서 조금 서운했어요.
먹방 파티가 끝나고 우리는 또다시 잔디밭을 뛰어다니며 신나게 놀았어요.
그때 갑자기 아빠가 나를 부르셨어요. 그러더니 엄마가 나를 잡고, 아빠가 뭔가를 나에게 씌우셨어요. 그리고 나를 다시 친구들에게 놓아주셨어요.
나는 뭔가 조금 어색하고, 불편함을 느꼈지만,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노느라 신경쓸 겨를이 없었어요. 그런데, 아빠가 저쪽에서 나를 보며 막 웃으시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몰리 완전 핑크돼지네 핑크돼지. 쏘세지 같아 하하하하하”
“몰리야 아빠가 잘못했어. 우리 이제 다이어트 하자. 하하하”
엄마도, 쿠키언니 엄마도 다같이 웃으셨어요. 왜 웃으신걸까요?
P.S.
몸을 시원하게 해주는 그 핑크색 옷은 쿠키언니꺼였대요. 잠시 빌려서 입어보았는데 너무 핑크돼지 소세지 같아서, 엄마가 파랑색으로 사주셨어요.
나는 그 옷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