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먹는건 정말 싫어요

by 윤희영

나는 병원을 정말 싫어해요. 그런데, 병원을 다녀온 후 먹어야하는 약도 싫어요.


병원에서 흰 옷 입은 무서운 아저씨가 약을 주실 땐, 내가 어떻게 반항할 새도 없이 꿀꺽 약을 먹게 되었어요. 그런데 집에서 먹을땐 좀 달랐어요. 아빠와 아주 한참을 신경전을 하기도 했고, 가끔 아빠는 화를 내기도 했어요.



한 달에 한 번 먹는 그 약. 그 약은 맨 처음에 먹을땐 간식인줄 알고 두어번 씹은 후 꿀꺽 삼켰어요. 그런데, 그렇게 삼키는 동시에

'이건 간식이 아니구나.. 뭔가 이상해'

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 다음달부터가 아빠와의 기싸움 시작이었어요. 아빠는 처음엔

"몰리 이거 먹어볼까? 옳지~"

하면서 부드럽게 말씀하셨고 내 입을 살짝 벌려서 약을 넣었어요. 나는

"톡!"

하고 뱉어냈어요.

"이녀석보게!"

아빠는 살짝 인상을 쓰고는 다시 내 입을 벌리고 약을 넣었어요. 그리고는 어디에서 뭘 봤는지, 내 입을 다물게 한 상태에서 내 코에 바람을 휙 불었어요. 그리고는 손을 놓았어요. 나는 다시

"톡!"

하고 약을 뱉었어요.

"어라??"

이번엔 아빠가 약을 손으로 잘랐어요. 그 다음 다시 나의 입을 벌리고 입 깊숙히 밀어넣고 내 입을 닫았어요. 잠시 후,

"웩웩웩, 톡!"

목으로 넘어가려던 약을 다시 뱉어냈어요.

"몰리 너 진짜 이럴래?"

아빠가 화가 좀 많이 난것 같았어요. 하지만 나는 그 약을 절대 먹고싶지가 않았어요. 아빠는 잠시 숨을 고르시더니 일어나서 냉장고로 가셨어요. 냉장고에서 치즈 한 조각을 꺼내오시더니, 치즈로 약을 감싼 후,

"몰리야, 니가 이것도 안먹을거야?"

하셨어요.

'우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짭쪼름 치즈...'

아빠는 치즈를 내 입에 넣어주셨고, 나는 치즈를 발라먹고 속에 있던 약을 또다시

"톡!"

뱉어냈어요. 물론, 약은 맨 처음보다 많이 작아져 있었어요. 하지만 아빠는 버럭 화를 내셨어요

"몰리!!! 먹지마, 먹지마!! 누가 아빠 위해서 먹으래?"


아빠가 그렇게 화내는 모습은, 정말 보기 힘들거든요.. 내가 산책갔다가 작은오빠 또래의 친구들에게 마구 으르렁대며 짖었을 때 제외하면요..


잠시후, 아빠는 약을 곱게 빻아서... 내가 좋아하는 통조림 간식에 비벼서 주셨어요. 나는 이번엔 남기지 않고 싹싹 핥아 먹었어요. 아빠는 내가 통조림이 맛있어서 다 먹은줄 알았겠지만, 사실 통조림이 아니라 어떤 맛있는 간식에 섞어도 내가 싫어하는 약 냄새, 약 맛은 계속 나요. 다만, 이번 마저도 약을 먹지 않으면 아빠가 너무너무 실망하실것 같아서 억지로 먹은거예요.


약 먹는건 정말 싫어요.

약먹기 싫은 몰리2.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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