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는 참 독립적이야. 다른 강아지들이랑 많이 다르네..”
엄마가 종종 말씀하셨어요.
아빠집에 온 이후, 나는 우리 집 곳곳을 열심히 탐색했고 나만의 공간 우선순위를 정해놓게 되었어요. 베란다 창가, 화장실, 작은오빠방의 베란다 등.
밥도 다 먹었고, 쉬야 응가도 다 했고, 산책까지 다녀왔다면 나는 나만의 공간을 찾아가서 철푸덕 엎드려요. 그때부턴 낮잠을 자기도 하고, 뒹굴뒹굴 거리기도 해요. 벌러덩 드러누워 잘 때도 있어요. 내가 정한 이 장소들은 엄마가 청소한다며 청소기를 들고 다니더라도 잘 오지 않는 곳이에요. 로봇청소기도 여기까진 오지 못해요.
낮에는 베란다에서, 밤에는 화장실에 가서 잘 때가 많았어요. 가끔 식구들이 화장실 불을 켜고 들어오다가 저를 발견하고선
“몰리야, 너 여기서 자고 있었어??”
하며 깜짝 놀라곤 했어요.
작은오빠는 나를 아주 좋아해요. 오빠는 틈만 나면 나를 끌어안고 오빠방의 침대에 올려주고는 내가 도망 못 가게 문을 닫아요. 그럼 나는 침대에 잠깐 누워있다가 오빠 눈치를 보고 얼른 뛰어내려와 문을 긁어요. 그럼 나의 아빠가 나타나서
“몰리 방에 가두지 말라고 했지?”
하면서 문을 활짝 열어주세요. 그럼 나는 얼른 화장실이나 베란다로 돌아가요.
가끔 엄마아빠가 안방에서 TV를 보며 맛있는 음식을 드실 땐, 바로 옆에 딱 들러붙어서 간식을 얻어먹곤 해요. 그 자리가 끝났다 싶으면 얼른 베란다나 화장실로 가버리죠. 그래서 아빠는 그런 저에게
“나쁜 계집애, 지 먹을 거만 다 먹고 쌩 가버리는 거 봐”
라고 하셨어요.
이랬던 제가 말이죠... 요즘은..
작은 오빠 방이 비어있으면, 오빠방 침대에 올라가 누워서 잠을 자구요.
엄마아빠 침대 위에 올라가서 선풍기바람도 쐬고요. 새벽엔 아빠가 주무시는 침대로 폴짝 뛰어올라가서 아빠의 다리 근처에 가서 내 엉덩이를 아빠 다리에 대고 엎드려서 자요. 아빠가 소파에 누워서 핸드폰을 보실 땐, 나도 소파에 올라가서 아빠 발아래 자리를 잡고 엎드려요.
그렇게 독립적이었던 내가... 이젠 아빠와 떨어져 있기가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