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H 부동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 zip Oct 24. 2022

아파트 꼭대기층에 살아 보니 “참 좋다~”


약 2년 전 아파트 꼭대기층의 집을 둘러본 뒤 곧바로 계약했다. ‘대혼란’이라는 말이 떠올랐을 정도로 전세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을 때다. 임대인이 임대사업자라 임차인이 바뀌어도 전세금을 5% 이하로 올렸기 때문에 그나마 낮은 가격에 계약했다. 사실 꼭대기층이라서 마음에 들진 않았다. 빠르게 계약해야 하는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년간 꼭대기층에 살아 보니 장점이 명확해졌다.


ㅣ층간소음은 먼 나라 이야기ㅣ

아파트 층간소음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갈등을 넘어 법적 공방까지 가기도 한다. 사실 법적 테두리가 명확하지 않아 여전히 혼선을 빚고 있다. 만약 층간소음에 민감하다면 꼭대기층에 살아보는 것을 고려할만 하다. 위에 아무도 없으니 너무 조용하다. 가끔은 여기가 사람 사는 아파트가 맞나 싶을 정도로 소음이 없다. 물론 옆집과 아랫집 소음이 있지만, 위에서 쿵쿵거리는 소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사실상 층간소음은 먼 나라 이야기나 다름없다.


ㅣ멋진 경관을 즐기는 여유ㅣ

꼭대기층이라고 해서 무조건 경관이 멋지진 않다. 바로 앞에 높은 아파트가 있거나 높은 층의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면 즐길 만한 느낌이 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앞이 뻥 뚫려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따사로운 햇살을 즐길 수 있으며 저녁엔 주변 불빛과 함께 멋진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 경관을 보며 와인 한잔이 주는 여유를 즐기는 게 가능하다.



ㅣ2년간 모기 한 마리 없었다ㅣ

사실 가장 놀란 점이다. 여름에 모기가 있기 마련이지만, 대다수 아파트의 꼭대기층엔 모기가 없다. 정확히 말하면 2년간 모기를 단 한 마리도 보지 못했다. 물론 아파트마다 다르다고 한다. 모기가 높은 곳까지 올라와 괴롭힐 가능성이 있다. 사실 있을 만 했다. 주변에 공원이 많고 나무로 뒤덮여 있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를 통해 함께 올라와 집으로 들어올 수 있다고 하지만, 단 한마리도 보지 못했다. 방충망이 워낙 강력해서 일까 싶기도 하다.


ㅣ완벽한 사생활 보호ㅣ

집 안에 있더라도 사생활이 완벽하게 보호되긴 쉽지 않다. 하지만 꼭대기층에선 보호된다. 바로 앞에 높은 건물이 없다면 커튼이나 블라인드 없이도 사생활을 지킬 수 있다. 집 안이라도 외부 시선을 의식하기 마련인데 꼭대기층엔 해당되지 않는다. 때문에 더욱 안락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현대 사회의 문제 가운데 하나가 사생활 보호가 어렵다는 점인데 꼭대기층에선 충분히 지킬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주비 드릴 테니 제발 전세 들어오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