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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 zip Oct 26. 2022

하락, 또 하락…전세 가격이 떨어진다


확실히 전세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최근 갑자기 떨어진 기온 같다. 불과 올해 중반만 하더라도 전세 가격은 떨어지지 않았다. 2~3년 전부터 폭등했던 가격을 유지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발 금리 인상 여파가 한국에도 영향을 끼쳤다. 보증금 대출로 전세 자금을 마련했던 이들이 금리 인상을 버티지 못한 채 월세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전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한국에서 월세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도 그런 배경에서다.


ㅣ전세 가격, 왜 떨어지는가ㅣ

전세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전세 계약을 파기하는 임차인이 늘어나자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임대인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전세 보증금으로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임차인이 많은데 최근 시장 급락으로 돈을 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새로 들어올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받아 기존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하는 임대인들이 늘어나면서 전세 가격이 떨어졌다. 급하면 많이 내놓는 법이다.


ㅣ보증금으로 주식 투자를?ㅣ

여기서 의문부호가 따르는 점이 생긴다.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받은 보증금으로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자할 수 있느냐다. 결론부터 말하면 할 수 있다. 보증금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전세 기간에 맡겨 놓은 돈이다. 하지만 기간 만료 전까진 임대인의 소유물이다. 보증금으로 무엇을 하든 자유다. 만료일에 돌려주면 그만이다.


여기서 또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만약 만료일에 보증금 전액이 없으면 어떡하느냐다. 새로 들어올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받아 기존 임차인에게 준다. 대부분 이런 식이다. 전세 가격이 급락한 상황이 아니기에 가능하다. 하지만 임대인의 주식 및 가상화폐 투자는 전세 가격 하락의 숨겨진 요인일 수도 있다.



ㅣ급한 쪽은 임차인보다 임대인ㅣ

금리 인상과 함께 전세보다 월세 수요가 넘치자 전세 매물을 소유한 임대인들이 급해졌다. 비슷한 시기에 계약을 갱신하지 않는 임차인들이 늘어나자 전세 매물이 급격하게 많이 출회됐다. 때문에 임차인들보다 임대인들이 급해졌다. 만료일에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전세 가격을 내리는 임대인이 많아졌다. 사실 당연한 논리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많이 내리진 않는다. 1,000만원을 내려도 반응이 없으면 2,000만원, 많게는 5,000만원 이상도 내린다. 임대인이 지속적으로 가격을 내리는데 급하게 거래할 임차인은 없다.


ㅣ임대 사업자들의 매물 출회ㅣ

임대 사업자들의 전세 매물 출회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임대 사업자는 임차인이 바뀌더라도 임대 사업자 기간엔 전세 가격을 최대 5%만 올릴 수 있다. 때문에 임차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매물이 나오기가 무섭게 거래된다. 일반 주택 소유자들의 심리가 흔들리는 숨겨진 원인이다. 가뜩이나 전세 시장이 얼었는데 가격 경쟁력이 높은 임대 사업자들의 매물까지 나오니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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