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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 zip Nov 23. 2022

모듈러 주택이 뭐길래…사우디가 푹 빠졌나

세종시에 지어질 모듈러 주택 조감도, ⓒ포스코 A&C


무려 660조원으로 추산되는 사우디 네옴시티 건설에 한국의 모듈러 주택 제조 기술이 접목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 17일 방한해 한국 기업들과 접촉한 가운데 삼성물산 등 모듈러 주택 건설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 기업들의 훌륭한 기술이 사우디의 조건에 적합했던 것으로 보인다. MOU가 법적 효력은 없지만, 통상 프로젝트 기본설계 계약·업무협약은 본 사업 계약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은 만큼 다른 국가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ㅣ모듈러 주택이 제격인 The Lineㅣ

모듈러 공법은 구조체를 포함해 건축 부재의 70% 이상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공사 현장에서는 설치와 내외장 마감 등만 진행하는 것이다. 높이 500m·길이 170km에 이르는 대형 건축물인 사우디 직선형 도시 '더라인(The Line)'의 핵심 요소는 모듈러 건축 공법이다. '더라인'은 2030년 완공이 목표라 사우디로서는 속도가 생명이다. 모듈러 공법을 쓰면 빠른 속도로 건물을 올릴 수 있다. 네옴시티 도시계획 총괄인 타렉 캇두미 네옴 수석디렉터는 "레고처럼 모듈러 방식을 쓰면 빠르게 건물을 완성할 수 있다"며 "모듈러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ㅣ모듈러 주택은 어떻게 적용될까ㅣ

한국 기업들이 수주할 전망인 주택 사업 규모는 40억달러(약 5조4,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네옴시티에 가장 먼저 조성될 1만 가구 규모의 임직원 숙소를 모듈러 방식으로 건설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임직원 거주 목적이지만, 네옴시티의 핵심인 ‘더라인’ 내부 주택 건설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건설을 통해 모듈러 주택의 효용성과 생산성 등을 파악해 더라인 내 대규모 조성 여부를 가늠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시험무대인 셈이다.



ㅣ모듈러 주택이 각광받는 이유ㅣ

사우디가 네옴시티를 빠르게 건설해야 한다는 계획이라 모듈러 주택이 각광받는 것으로 보인다. 모듈러 방식은 날씨와 인력 구조 등 현장 상황에 영향 적어 공사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철근 콘크리트 공법보다 모듈로 방식을 채택하면 1/2 정도 시간이 적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등 한국 기업들은 모듈러 건설 기술 적용 및 관련 공급망을 구축하고 사우디 내 모듈러 제작 등 협력 체계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우디 네옴시티 관계자 역시 “한국의 더 많은 혁신 기업들이 네옴시티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ㅣ모듈러 주택의 장밋빛 미래ㅣ

모듈러 주택에 대한 전망은 밝다. 한국 모듈러 건축 시장은 2030년 약 2조2,2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약 1,500억 규모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10년간 약 15배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과거 중소기업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던 모듈러 주택 시장은 삼성물산과 포스코,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훌륭한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들에게도 납품과 업무협약 등을 통해 실적을 쌓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울주택도시공사와 LH 등 정부 차원으로도 모듈러 주택 공급을 장려하는 추세다. 이미 한국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사우디에서도 주의 깊게 관찰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모듈러 주택 확산을 유도하기 위해 공업화주택으로 인정받은 모듈러 주택에 대해 용적률, 건폐율, 높이제한 완화 혜택을 부여하는 내용으로 국회에 체류 중인 '주택법' 개정안이 조속히 개정될 수 있도록 국회와 적극 협의할 예정이다. 권혁진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경기침체 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주택 시장에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에서 모듈러 주택이 핵심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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