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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 zip Feb 06. 2023

나 혼자 산다! 월세시장 새 트렌드 '코리빙하우스'


코로나 팬데믹을 경험한 이후, 전세 중심이던 국내 주택 임대차 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급격하게 바뀌어가고 있다. 그동안 월세는 '비싸다', '목돈을 모을 수 없다' 등의 이유로 선택지에서 배제되어오곤 했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고금리 추세 속에서 전세에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월세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와 달라진 것은 '코리빙하우스' 등 주거 공간을 공유하는 새로운 상품들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ㅣ전세, 더 이상 못믿겠습니다ㅣ

월세 상품들이 새롭게 늘어난 것은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청년들의 전세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최근 전세사기 관련 뉴스들이 많이 나오고 '빌라왕', '오피스텔왕' 등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례가 속출했다. 가뜩이나 보증금 규모도 월세보다 높은데 자칫 보증금을 반환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전세를 꺼리게 된 것이다. 행복주택과 같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임대주택 지원율이 높아진 것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받는 대출 금리가 높아진 것도 청년들이 전세를 찾지 않는 원인이다. 월세로 나가는 돈과, 전세 대출 이자로 나가는 돈의 실제 액수가 가까워질수록 리스크가 적은 월세를 찾을 수밖에 없다. 또한 늘어나는 1인 가구 비율에 비해 전세 매물은 그 조건과 부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결국 높은 보증금에 고금리 추세, 전세사기 리스크가 더해져 청년들은 더 이상 전세에 대한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ㅣ대안으로 떠오른 공유주거 '코리빙하우스'ㅣ

시간이 갈 수록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로 주거환경이 더욱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아직 내 집 마련에는 시간이 필요한 청년들 역시 이 점을 고려해 자신의 주거환경을 결정한다. 물론 고민은 있다.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청년들은 기존의 원룸을 구하자니 너무 낙후된 시설이 많고, 일반 주택이나 아파트는 너무 높은 비용에 1인 가구에게는 꼭 필요하지 않은 시설들이 많아 효율적이지 못했다. 

*1인 가구는 최근 5년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1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516만 9천 가구였던 1인 가구는 2021년에 716만 6천 가구로 늘었다. 



이를 보완해주는 시설이 공유주거 형태의 코리빙(Co-living) 하우스다. 공유주거는 기본적으로 개인 공간이 독립적으로 분리되어 있고, 건물 내 다양한 공유 공간을 다른 입주자와 함께 사용하는 주거 형태다. 그동안 공유주거는 '셰어하우스'로 인식이 된 경우가 많았다. 셰어하우스는 단순히 하나의 넓은 집을 동시에 여러 명이 방만 나눠 사용하거나, 여러 명이 함께 방을 쓰는 구조였었다.


코리빙하우스는 셰어하우스와 마찬가지로 주방, 거실과 같은 공용공간을 타인과 함께 사용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독립적인 개인 공간이 명확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침대와 책상, 화장실, 샤워실 등 매일 쓰는 기본 시설을 갖춘 원룸 형태로 갖춰져 있고, 입주민이 함께 쓰는 '그랜드 키친'이나 업무와 학습을 할 수 있는 독서실, 도서관, 시네마룸, 헬스장 등 공용공간이 존재한다. 이 밖에도 코리빙하우스에 따라 취미 공간과 카페, 라운지, 야외 정원 등도 마련되어 있다. 개인 공간에서는 온전히 휴식을 취하고, 카페나 라운지 등에서는 업무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ㅣ1인 가구의 취향을 저격한다ㅣ

코리빙하우스는 개인이 아닌 기업이 직접 관리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업체 직원이 상주하며 관리를 하기 때문에 입주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더욱 다양하다. 우선 1인 가구들의 취향을 저격한 커뮤니티 모임과 활동들을 만들어준다. 공유공간인 라운지나 카페에서 진행되는 북콘서트, 쿠킹클래스, 학습, 피트니스와 요가 등 여러 활동들을 경험할 수 있다. 개인의 독립적인 생활 공간은 명확하게 보장받으면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 커뮤니티 활동도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한 개인 공간을 제외한 공용 공간을 사용하는 데 있어 드는 추가 관리비나 공과금이 없다. 1인 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에서 약 20% 가까이 할당되는 부분이 주거, 수도, 광열 항목에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빙하우스는 계약 시 부담하는 월세를 제외한 기타 필수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ㅣ인기와 함께 늘어나는 코리빙하우스ㅣ

코리빙하우스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서서히 늘어나면서 점점 더 많은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코리빙하우스는 현재 강남과 신촌, 동대문 등 서울 도심 역세권에서 많이 찾을 수 있다. 그만큼 서울 내에서 조건에 맞는 월세 및 전세를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방증이다. 새해에도 서울 내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코리빙하우스들 소식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일부 업체에서는 지방 대도시와 휴양지에도 출점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명 코리빙하우스의 월세는 낮지 않다. 보증금이 약 300만원 전후로 비교적 낮은 것에 비해 월세는 80만원을 넘어 100만원이 넘는 상품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젊은 층들이 코리빙하우스를 찾는 것은 커뮤니티 이용 및 공용시설 관리비 등에 돈이 들지 않아 오히려 서울 내 일반 월세와 비용적으로 큰 차이를 못 느낀다는 점 때문이다. 앞으로 코리빙하우스의 특성에 따라 월세 50만원~80만원대 가성비 상품도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1인 가구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주거 형태를 선택하는 데 있어 코리빙하우스는 보다 더 보편적으로 택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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