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구할 때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역세권 여부였다.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소요되는 거리가 중요했다. 역에서 가까울수록 전월세 가격이 비싼 구조였다. 물론 요즘도 역세권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트렌드가 미묘하게 변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역세권보다 내 집의 넓이를 우선시하는 이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ㅣ역에서 가까우면 물론 좋다ㅣ
출퇴근 시간을 줄이려면 당연히 역에서 가까울수록 좋다. 도보로 5~10분이라면 더욱 그렇다. 왕복 3~4시간을 출퇴근에 소요하는 직장이 많기 때문이다. 도보로 역까지 도착할 수 있다면 출퇴근 스트레스가 조금이라도 줄어든다.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역세권’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ㅣ문제는 돈이다ㅣ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역에서 가까우면 부동산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가진 돈은 한정돼 집에서 역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게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사람들의 생각이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역에서 가까운 집의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추세가 한순간에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
ㅣ역세권 아니라도 넓어야 한다ㅣ
하지만 조금씩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거리두기 완화 정책에 따라 출근하는 이가 늘어나고 있지만, 몇몇 대기업을 필두로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다. 때문에 집을 구하는 이들은 역세권의 높은 가격에 대항하지 않고 오히려 역과 멀더라도 넓은 집을 선호하고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재택근무하는 직장인들은 역세권이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큰 집을 찾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ㅣ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없다ㅣ
사실 역세권이면서도 넓은 집이라면 두 말 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다. 때문에 재택근무하는 직장인들은 역세권보다 집의 넓이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무조건 역세권”이라는 선호도가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세상에 싸고 좋은 집은 없다”며 “하지만 발품을 팔면 취향에 따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가 좋은 집을 찾을 순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