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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 zip Jun 14. 2022

실생활 속 '이곳'에 구멍이 있는 이유는?


ㅣ비행기 창문 구멍에 담긴 비밀ㅣ

비행기에 앉아 문득 창문을 바라보면 아래쪽에 작은 구멍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혹시 위험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이 구멍이 있어 비행기가 더욱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다고 한다. 비행기 창문에 구멍을 파 놓은 궁극적인 이유는 기압이 급격하게 변할 때 세 겹으로 설계된 창문이 깨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압력을 균형적으로 조절하고 온도 차이를 줄이기도 한다. 자칫 창문이 깨질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다.


비행기가 순항 고도에 올라가면 객실과 외부 사이에는 약 70도의 기온 차이가 발생한다. 하지만 창문에 있는 구멍 덕분에 김이나 성애가 생기는 걸 방지할 수 있다. 구멍이 온도 차를 줄여 물이나 얼음 결정이 생기는 걸 막는다. 사람들이 비행기 바깥 풍경을 별다른 문제없이 눈에 담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ㅣ냄비 손잡이에 구멍이 있는 이유ㅣ

어쩌면 많은 이가 무심코 냄비 손잡이 끝의 구멍을 활용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사용하기 쉽게 설계됐다. 구멍을 만들어 놓은 이유는 주방의 벽이나 선반에 설치된 고리에 걸기 위해서다. 구비 공간이 부족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냄비 손잡이 구멍에 주걱을 끼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요리하다가 국물이나 소스, 양념 등이 묻었을 때 주걱을 구멍에 넣으면 자연스럽게 냄비 안으로 떨어진다. 요리 환경이 더럽혀지는 걸 방지할 수 있다.


특정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고 대다수 냄비에는 구멍이 있다. 고리에 걸거나 주걱을 낄 수 있도록 제작됐지만, 다른 용도로 활용되기도 한다. 라면을 끓일 때 면을 휘저은 젓가락을 놓을 데가 마땅하지 않을 때 구멍에 끼운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조금씩 응용된다. 반드시 어떤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는 명제가 없기에 필요에 따라 적용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실용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ㅣ아이를 지키기 위한 볼펜 뚜껑의 구멍ㅣ

무심결에 사용하는 볼펜의 뚜껑엔 구멍이 있다. 구멍이 있으면 공기가 통해 잉크가 더 빠르게 마련인 데 왜 구멍이 생겼을까. 단순히 디자인이나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만들어졌다.


아이들은 손에 잡히는 물건을 입에 넣는 습성이 있다. 볼펜 뚜껑 역시 마찬가지다. 무심결에 물건을 삼켜 기도가 막혀서 병원으로 향하는 아이가 매우 많다. 보호자가 한순간도 놓치지 않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아주 잠시라도 눈에서 뗀 순간 아이가 볼펜을 삼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심심찮게 발생하자 미국의 한 문구 브랜드에서 해결 방법을 고안했다. 그것은 바로 뚜껑에 구멍을 내는 것이었다. 아이가 뚜껑을 삼키더라도 구멍이 있기 때문에 공기가 통해 질식 사고를 막을 수 있다. 기도 막히는 상황을 방지하는 것이다. 몇몇 장난감에서도 볼 수 있는 구멍도 그런 맥락에서 제작됐다.


덕분에 아이의 사고를 막을 수 있게 되자 문구업계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볼펜 뚜껑에 구멍을 만드는 움직임이 확산됐다. 영국 정부의 관계 부처에서도 볼펜 뚜껑에 구멍을 내는 디자인을 권고하고 있다. 한 업체의 작은 배려가 아이의 질식사 확률이 낮추는 순기능으로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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